전국의 산줄기를 달려보고 싶은 맘으로 이번에 멀리 거제도로 간다.
지난주 토요일 가까운 서운산에서 23km산길을 달리고 다음날 치악산 왕복종주 48km를 달렸다.
치악산 달릴땐 거제지맥 종주대회를 위하여 복장과 신발 등 모두 같은 조건으로 달렸다.
그날도 더위에 물론 후반부에 힘들었지만 9시간 이내에 완주했었다.
헌데 이번 거제도에서는 완전 퍼졌다....ㅎㅎㅎㅎ
나는 전문 선수가 아니다
대회가 있다하여 그 대회에 전념하지는 않는다.
난 그냥 대회건 훈련이건 즐기고자 한다.
그렇지 않고 대회만을 위하여 전문선수처럼 했다면 아마도 지난주에 치악산 왕복종주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항상 내 몸이 허락치 않으면 언제든지 포기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가 될 듯 싶다.
나는 항상 평일에도 잠이 부족하여 조금 힘든 몸이다 . 충분한 수면이 부족한 나에게 금요일 밤에 멀리 거제도까지 혼자 가야한다는 것은 조금은 부담스럽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집에 와서 준비물을 챙기고 나서 잠시 잠을 청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힘든데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
저녁 10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10시 20분에 출발했다.
생각보다 먼거리다.
날씨는 전국적으로 비가온다고 하였다. 대회 날 현지 기상을 보니 역시 비가 온단다.
다행인 것은 큰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역시 한번 내리비는 우리 산악 마라토너들에게는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엄청 힘들어진다는 사실....
고속도로에 가는데 강풍주의...!!
차가 흔들린다.
빠르게 달리지 못하고 비가오고 바람이 불면 속도를 줄인다.
차는 대회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오기 편안하게 골인지점인 대금산 주차장까지 갔다.
2시 조금 넘어서 도착하니 벌써 몇몇 참가자들이 도착했고 운영진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바람이 심해서 텐트는 심하게 흔들리고...
한명 두명 도착하고 3시에 다시 출발지인 명사초등학교로 버스는 이동한다.
이동하는 한시간 동안 잠시 잠을 잤다.
명사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정신이 멍하다...
해수욕장으로 가서 마지막으로 화장실에 들려 최종 준비를 마쳤다.
두번째 버스가 오고 이제 모든 풀코스 참가자들이 도착했다.
이번 대회는 풀코스와 하프코스로 나누어 달리는데 풀코스는 망산 - 가라산 - 노자산 - 망치고개 - 북병산 - 국사봉 - 대금산으로 이어지는 48km의 거제지맥을 달린다.
하프코스는 망치고개부터 시작하여 오전 9시 출발 대금산까지 약 28km를 달리는 대회이다.
조금 늦은 4시 30분에 출발했다.
이번 대회의 풀코스에서는 우리 산악마라톤의 지존인 심재덕씨가 초청선수로 참가하였다.
본인은 최초 5시간 30분정도 예상했지만 내 개인적으로 6시간 초반대를 예상했다.
오늘은 비가 살짝 내려서 아마도 7시간이 넘지 않을까 혼자서 생각하고 함께 출발...
선두에 심재덕씨와 두세명이 앞서 가고 난 2위그룹에서 달린다.
망산....
처음 가본 산이지만 얼마전 지인께서 다녀간 산이라서 한번 물어보니 등산로가 좋다고 한다.
헌데 초반부터 급경사이다...
그리고 내 두 다리는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오름길이 쉽지가 않다.
그래 그러자...
날 밝을때까지 천천히 가고 후반에 조금 속도를 내어보자...
정상적이라면 망산에 올라서면 조금 날이 밝아야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
아직 앞이 보이지 않는다. 돌길에 미끄럽고 앞은 잘 보이지 않고
빨리 가기 힘들구나..
그래도 몇몇 고수들은 나를 앞서 잘도 달려간다.
잠시 후에 보니 여성주자인 경숙누님께서 내 뒤에서 따라 오신다..
휴 ~~ 내가 조금 늦구나 생각했지만 초반 속도를 내지 않고 그냥 달린다.
어느덧 날이 밝았지만 상태는 좋아지지 않는다.
밤새 심한 강풍에 나무가 쓰러져있고 나무가지가 나 뒹굴고 있다.
이제 속도를 조금 내어야 겟다.
첫번째 저구고개까지 가니 초반에 날 앞질러 가던분들이 그룹으로 달려가고 있다.
모두 추월했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길...
잠시후 거제에서 오신분 두분이 날 앞서간다.
왠지 피로가 많아서인지 오름길이 잘 안된다.
하지만 이분들도 다시 추월하고
이제 하프구간이 20km지점에 도착했다.
헌데 생각보다 엄청 힘들었던지 시계를 보니 4시간이다...
이런 그럼 평균 한시간에 5km밖에 못 간건가...
이제까지 산악마라톤해서 초반에 이렇게 늦어본적은 없다.
지리산이든 한라산이든 평균 5-6km정도는 달렸다.
그런데 왜 이러지....
코스가 경사가 심하고 작은 봉우리 들이 많아서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계속 오르막길만 달린듯 한 느낌이다.
내리막길은 순간 내려오고 다시 오르막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계속하여 오르막길만 있는것 같은 느낌이다...
지맥길이라서 인지 주로는 수풀에 길이 잘 안보이는 곳도 있다.
천영기 사무국장이 긴타이즈가 좋다고 했지만 여름에 긴타이지가 마땅찮아 살로몬 반바지를 입고 갔더니만 가시넝쿨에 무릎이 자꾸만 스친다.
망치고개에서 올라가는데 내몸은 자꾸만 숨이 거칠어지고 속도가 늦어지고 힘들어진다...
잠시후에 하프코스 주자들이 출발할 예정이다.
북병산의 급경사를 힘겹게 넘고 다시 달리는데 하프주자들이 날 추월해 간다..
가든 말든 난 내 페이스대로 달린다.
여기까지는 순위권에서 달렸다.
그리고 북병산을 지나 옥포고등학교까지 달렸다.
나는 더이상 추월하기 힘들어지고 오히러 옥포고등학교까지 두명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덥다 내 몸이 지쳤다.
이를 어쩌나...
주최측에서 쭈쭈바하나씩을 주워서 입에 물고 신호등을건너 옥포고등학교까지 걸어갔다.
이제 주로가 좋다는 대금산 구간이다.
주로를 보니 이코스는 무조건 달려야 하는 코스인데도 내 몸은
달리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더워서인지 완전 퍼졌다.
이제 더이상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다.
지난주 치악산에서 무리하게 달리다가 어지럼증과 근육마비증상까지 경험했기에
일단 안전이 우선이다 생각하고 천천히 걸었다.
문제는 내 몸 뿐만이 아니였다.
초반 내리막길에서 신발끈을 꽉 조이지 않고 느슨하게 했었던지 양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아프기 시작한다.(집에와서 보니 두발톱 모두 다 멍들어 죽었다)
대금산 구간에서는 거제도에서 오신분 하프 참가자와 잠시 걷고 또 서울에서 하프참가자 여성분과 조금 걷고 그렇게 계속 걸었다.
대금산 구간도 참 멀다...
혼자서 걷고 있자니 이제 풀코스 주자들이 앞서간다.
그리고 마지막 대금산 최종 급경사를 올라가는 뒤에서 제기영씨가 오면선 선배님왜 이제가냐고 한다.
뒤에는 여성 풀코스 1위로 달리신 조경숙님이 달려온다.
ㅎㅎㅎ 그냥 천천히 가겠다하고 먼저 보낸다.
그리고 대금산 마지막 급경사길을 내 페이스대로 올라간다.
겨우 올라가서 마지막 대금산 정상에서 인증샷 한장 남기고 되돌아 오는데
먼저간 여성 하프 2위주자와 그리고 함께 온 분하고 셋이서 대금산 진달래코스로 가야하는데 직진해 버렸다.
이런....
한참을 내려가도 길이 보이지않는다.
셋이서 다시 올라와서 대금산정상에서 길을 보니 오른쪽을 꺽이었다.
미끄럽다...
처벅처벅 천천히 내려간다.
달려가면 10분정도면 갈길을 ....
결국 마지막 9시간대마져 놓쳐버리고 10시간을 넘기게 되었다.
대회는 끝이 났다
헌데 조금은 아쉬운 맘이 있지만 어쩌겠냐..
여기서 만족하자
그리고 다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즐거운 하루였다.
마치고서 친구들도 만나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수박화채랑 식사를 마치고
잠시 있다가 친구들 먼저 보내고 혼자 올라왔다....
그동안 준비해주신 거제지맥 조직위원장님과 주로를 답사를 수차레 하면서 길을 헤메이지 않도록 주로표시와 위험구간의 로프설치등 주자들을 위해서 아낌없이 끊임없이 노력해주신 천영기사무국장님, 준비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산악마라톤대회가 꾸준하게 열렸으면 하는 저의 바램입니다.
또 함께 주로에서 달리신 모든분들 반가웠고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