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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 공용능선 산행을 마치고....

아름다운산행/설악산 이야기

by 마루금(김두영) 2006. 10. 2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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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06년 10월 22일

산행지 : 강원도 설악산

산행인원 : 안성 한마음 산악회 회원 37명

산행코스 및 산행거리, 시간 :

                 

A팀(공룡능선코스  - 파랑색)

  오색매표소(01시 50분) 출발 - 대청 - 중청 - 소청 - 희운각 - 희운각 대피소 아침식사 -  공룡능선(08시) - 마등령 - 마등령 점심 - 비선대 - 주차장(15시 30분) 도착 후 16시에 버스탑승 22시 귀가 

 약 13시간 20분(식사시간 및 휴게시간 포함)

 산행거리 약 19.9km  매표소에서 처음 오신분들 주차장까지 약 3km를 걸어서 갔음  

                 

B팀(천볼동계곡코스 - 파랑색과 빨강색) 

  오색매표소 출발  - 대청 - 중청 - 중청대피소  -소청 - 희운각 - 천불동계곡 양폭대피소 - 점심식사 - 귀면암 -  비선대 - 주차장도착  약 13시간 20분소요

 산행거리 약 16.8km  

 

 참고 : 거리상으로는 위 A고스와 B코스는 비슷하지만 실제 산행은 공룡능선이 엄청 힘듭니다.

일반적으로 산행을 했을 경우 오색매표소에서 공룡능선을 걸처 설악동 주차장까지는  11시간 정도이면 가능하고  B코스의 천불동계곡으로는 약 9시간이면 가능합니다.

 

 

산행후기 :

 

흔히들 설악산에 다녀왔나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악산에 다녀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설악산의 전부는 다녀오지 못했을 것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하여 가을이면 단풍이 가장 먼저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봄이면 꽃을 보러 남쪽으로 가듯이 가을이면 단풍을 보러 설악산을 찾는다.

 

10월달 정기산행이 추석과 맞물러 연기했었다.

21일 오후가 되니 잠이라도 한숨 자야 되는데 잠도 오지 않는다.

전날 부터 조금 피곤한 몸이었는데도

쉬지 못하고 토요일 밤에 설악산 무박 산행을 위해 집결지인 안성농협주유소 앞에 나갔다..

모두들 나와 같은 심정인지 벌써 몇분이서 나와 계신다.

잠시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니 모두들 공룡능선을 타겠다고 각오가 대단하시다...

 

총 37명이서 차량에 탑승하여 최대한 설악산 오색매표소까지 빨리 도착하기위해 휴게소도 짧게

쉬고서 곧장 달렸다. 차량에서 잠시 잠을 청하도록하여 산행을 위해 쉬게 하고서

속초의 38 휴게소에서 잠시 준비한 순두부을 한그릇씩 먹고서

01시 50분에 오색매표소를 출발했다.

 

처음 모두들 공룡능선을 간다고하여 난 천불동코스로 천천히 산행 후미를 돕고 갈려고 하였으나

산행리더님들께서  공룡능선을 다녀왓다고 천불동으로 간다고 한다.

몇몇분들께 천불동 코스를 맡아 달라고 난 선두에서 리더를 하였다.

 

 

 

새벽 4시 10분이 조금 지나서 일까.

설악산을 더이상 오를 수 없는 대청봉을 올라서면서 더 오를 때가 없냐를 찾고 있었다.....

짙은 안개에 앞이 보이지 않고 세찬 바람에 몸을 가누기 힘들정도였다.

이정표를 보고서 한발 더 걸어가니 희미하게 대청봉표석이 보인다.

헤드렌턴을 하였는데도 고작 2m앞 밖에 보이지 않았다.

 

용(龍)들이 승천한다는 설악산!!

말그대로 정말로 오늘 같은 날 용이 승천해도 사람이 볼수 없는 날씨같다.

높은 산은 흔히들 그 산의 아름다움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오늘도 날씨가 어찌나 심술을 부리는지 새벽 여명이 올 때가 되었는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대청봉에 올랐다고 사진이라도 찍고 가고 싶은데...

카메라는 찍어내지 못한다. 겨우 겨우 대청봉에 왔다는 흔점만을 한장 찍고 다시 중청으로 향한다.

 

 

 

둘이서 대청봉을 오른 후에 잠시 기다렸다 .다행이 이른 시간이라서 대청봉에서는 사람들이 없다

사실 오늘 제일 먼저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른 사람이 나와 함께 한 두명이었으니 없을 수 밖에

잠시 바람을 피하기 위해 베낭을 내려 놓고 사진을 찍자니 대청봉에서는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짙은 안개때문인것 같다.. 

 

 

오늘은 처음 오신분들이 모두들 산행에 자신이 있어서인지 산행 초입에서 부터 

산행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산악대장을 앞지르지 말라고 부탁을 하였는데도 산행속도가 빨라서

마음이 조금하여 내가 맨앞에 서야 겠다고 마음먹고 조금 빨리 갔다.

몇몇분은 앞장 섰는데 ....

 

예감이 한 분이 앞에 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갔었는 한분이 앞에서 기다라고 있었다.

천천히 속도를 맞쳐 가자고 했지만 벌써 다른 회원들과는  거리가 많이 차이가 난것 같다.

날씨가 참 좋아서 야간 산행하기가 참 좋았다.

 

오색코스도 지난 홍수로 인해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공사중에 있었다.

중간 중간 위험한 코스는 줄을 매달아 놓아 산행길을 도와 주었다.

 

오늘 우리 산행팀이 두번째에 출발한 것이다 .

산행초입에서 우리 선두팀은 먼저 가는 산행팀을 앞지르고 조금 더 가다보니

남자 4명과 여자분 1명하여 5명이서 가는 팀이 있었다.

이분들마저 앞지르고서 가는데..같이 선두에서 산행을 하신분은 산행은 자주 하지 않았지만

매일 안성의  비봉산을 뛰어서 한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칠줄 모르고 산행을 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설악폭포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다만 물소리 뿐...

대청봉으로 가는 길은 수 없는 돌계단의 연속이었다..

둘이서 가면서도 오늘 아주머니들 거의 죽음이다...

죽음..하면서 대청봉을 향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는 것이 어느덧 정상에 다다른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는 헤드렌턴의 불빛이 잘 보이지 않는다..

건전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짙은 안개에 불빛이 땅 바닥까지 비쳐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표가 하나 있다..

오색매표소 ( 우리가 왔던길 ) 중청, 비선대...

조금 이상했다....얼마전에 이정표를 보았을때는 대청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

여기가 어디지....앞이 보이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조금 더 가니 표석이 하나 있다...양양군 어쩌고 저쩌고....

다시 몇걸을 가니 우리가 보고 싶었던 대! 청! 봉! 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여기가 대청이네요....

 

바람이 몹씨 세차게 분다...

사진을 찍을려고 잠시 서 있었지만 바람에 날릴것 같다...

잠시 뒤쪽으로 가서 바람을 피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갔었다..

 

대청봉 표석에대고서 보이지 않기에 그냥 짐작으로 찍었다.... 그런데도 사진은 찍히지 않는다.

디지탈 카메라의 단점일까...미리 어둠을 설정해서 인지 찍히지가 않는다...

더 가까이 가서 찍으로 희미하게 나온다...

 

베낭에서 다른 카메라를 가져 나왔다....이 역시 마찬가지...

겨우 같이 산행한 분만 사진 두장 찍어주고서 나두 찍어 달라고 했더니만

잘 찍히지가 않아서 포기...

 

오색에서 여기까지 오늘 일빠로 등산한 것이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 2시간 22분  물론 맘먹고 대청봉만 올라온다면 2시간 이내에도 올 수 있겠으나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고 처음에는 뒤돌아 보면서 또 기달려 주면서 왔었다..

잠시후에 다른 산악회 팀이 두세분이서 온다...조금 있으니 우리 팀 3분이 오신다...

 

춥다...

기다려야 하나 먼저 가야 하나...

이렇게 안개가 짙은 밤에 굳이 공룡능선을 탈려고 빨리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기다리자고 하고서 옷을 꺼내어 입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몇분이서 오는 분들도 중간에 우리가 따라 잡았던 5명이다...

 

날씨가 추워져서 다른 분들은 기다리게 할 수가 없었다.

또 이분들은 능히 산행을 문제 없이 해 나가실 수 있다고 판단하여 네분을 먼저 보내고 난 다시 기다렸다.

 

잠시후에 울 팀이 온다..

한분 두분 몇분이서 대청봉을 점령했다.

 

힘들게 올라 오셨는지 연세가 많으신 회원님은  다리가 아프시다고 하여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 주었다.

또 한분도 근육의 통증을 느낀다고 하시면서 파스를 뿌렸다고 한다...

 

후미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먼 시간이다...

벌써 한시간을 기다린것이다...

 

조금 넘어서 대청대피소에 잠시 머무렸다...

우리 산행팀의 여성회원님 몇분이서 오셨다....

또 대청대피소에 있다고 한 회원이 있어 찾아 다녔지만 보이지 않는다..

5명이서 출발하여 소청까지 갔었다...

 

소청을 지나서 잠시 휴대폰을 확인해 보았다..

배터리가 부족할까지 저녁에 휴대폰은 꺼 버리고서 이제야 껴본 것이다..

매너콜이 많이 들어왓다...

다시 해 보아도 받지 않는다...

조금 지나니 회장님께서 전화가 왔다.

오늘 평택에서 중학생 아들과 오신분이 희운각 대피소에 기다린다고 한 것이다...

 

어라 ???
내 앞에 가신분은 고작 네분 뿐이데...

언제 갔지 하면서도 난 빨리 뒤어 내려 가야했다..

희운가 대피소까지 가다가 멋진 일출을 카메라에 담았다.

 

 

조금 아쉽다..

오른 산행거리가 상당히 길어서 또 산행리더를 해야 하기에 베낭무게를 줄인다고 한것이 카메라 망원렌즈를 차에 두고 왔다..

조금 더 멋있게 찍었을 텐데...

사실 오늘 일출 사진 찍기에는 그렇게 좋은 날씨가 아니었다.

 

 

해는 순식간에 올라 오고 말았다.. 

 

 

빠르게 희운각까지 뛰어 갔는데도 아무도 없다..

한분이 계신다..

먼저 내려가신 4분중에 한분이다..

아무도 없다고 한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산행 중간팀을 기다리고 있자니 한두명씩 내려 온다.

몇몇이서 아침식사를 하고서 난 공룡능선 타겠다고 혼자 출발했다.

 

먼저 출발한 세분이 있었고 산행팀중에 출발한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아무도 없었다.

 

갈림길에는 공룡능선의 험준한 코스에 대한 안내문이 있다.

날씨가 좋지 않는 날은 산행을 하지 말라는 문구였다..

이런 문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코스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아무리 가도 없다..

지금쯤이면 한두사람을 보았을텐데..

 

힘들다...

오는 사람들에게 노란색 리본의 회원들을 보았느냐고 해도 못보았다고 한다..

희운각 대피소로 향하던 중 사람들이 일출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모두들 웅성거리면서 기대에 차 있다.

마땅히 볼 장소 없었지만 난 좋게도 전망이 좋은 바위 위에서 일출을 보게 되었다.

무거운 베낭을 잠시 내려놓고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 보았다..

지리산이나  높은 산에서 일출을 보기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렇게 높은 산은 날씨가 심술을 부려 쉽게 일출을 보도록 해 주지 않는다.

새벽 하늘은 용이 승천하도록 사람들의 시선을 막아 주는 것일까...

 

 

혼자라서 일까.??

아니면 평소 다져진 체력일까..

오늘 백두대간을 하고 있는 산행팀을 공룡능선 초입에서부터 만났다..

조금 바쁜 마음에 초입의 오르막길을 조금 빨리 갔다..

뒤에 따라오는 나를 보고 모두들 길을 비껴준다.

그들도 공룡능선을 가는 사람들이기에 체력에는 웬만한 사람들이지만 공룡능선

그것도 오르막길을

뛰어 오르다 시피하는 날 보고 멍하니 쳐다 보고 있다..

 

 

공룡능선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그 길이가 5km 쯤 되는 거리지만 산행시간은 무려 5시간이나 걸리는 코스이다..

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 난 오늘 2시간 27분만에 산행을 마쳤다...

물론 더 빨리 가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오색매표소에서 대청봉을 오르고 다시 험준한 공룡능선을

2시간 30분이내에 산행을 마친다는 것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산행중에도 종종 사진도 찍고 멋진 풍경이 있으면 잠시 숨을 쉬면서 풍경을 바라본다..

발 밑에서는 모락모락 피워 오른 안개구름은 신비감을 더해 준다..

위를 처다보면 뽀쪽하게 솟아 오른 기암괴석은 하늘을 찌를듯하다..

 

 

아래 글은 저에게 책 두권을 보내주신 주당산악회 박정구님의 "설악에서 한라까지"에 실린 글입니다.

(타레시 제 9집에 수록)

 

설악산 공용능선

 

고이 잠든 용이 깰라 뒤축을 들고

살금 살금 엉금엉금 오르다보면

알고도 모르는 척 눈감은 龍

두눈 부릅뜨고 쳐다보는 龍

이제 막 몸을 풀고

하늘 높이 치솟을 듯한 龍들,

행여나 다칠라 몸을 낮춘다.

 

신선들이 산다는 신선대에 오르면

바다가 펼쳐지고

곳곳에 운집한 섬들,

그 섬들은 용들의 천국이어라

구름을 타고 하늘 저편으로 노젓는 사공들은

끝이 어딘 줄도 모르면서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하나 둘 섬과 섬을 빠져 나간다.

 

산 능선 곳곳에는

용들이 뒤엉킨 체 힘자랑을 할 제

욕체를 한 것 뽐내는 바위들

 

반쯤 벌린 장단지에 힘을 주고

허공에다 양팔을 높이 세우더니

으랏차차

 

주먹을 불끈 쥐고 알통에 힘을 주고

천천히 앞으로 잡아 당기며

왼팔을 왼쪽 엉덩이 뒤쪽으로 내리더니

몸을 약간 비틀면서

왼발 뒤축을 슬쩍 들어 올릴 때

엉덩이도 덩달아서 들썩이고

비틀어진 엉덩이에 , 팔뚝위에

모질게 돋아난 힘줄들,

올 엄마 젖가슴보다도

더 크게 뭉쳐진 바위들

 

옆을 보아도 뒤을 보아도

틀림없는 용들의 반란이다..

 

 

큰바위를 넘고 넘으면 또 하나의 큰 바위가 있고...

얼마를 지났을까..

마등령에서 희운각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이가 지긋한분께서 하늘을 가리키며 한번 쳐다 보라고 한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더니 내 머리위에는 금방이라도 내려 앉아 버릴 것 같은 큰 바위가 있다.

무서워서 빨리 지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일까...

정말로 어떻게 저렇게 수천년을 그대로 버티고 있을까...

아래에 있는 바위들은 무겁지도 않을까...

저 놈이 위에서 숨이라도 크게 쉬어버리면 아래에 있는 바위들은 힘없이 무너져 버릴 것만 같다.

 

 

휴~~

이제 조금 내리막길이더니 다시 저기를 올라가야 하나...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혹시나 내 앞에 먼저 간 울 회원님이 있을까..

쉬지 않고 발을 내 딛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마등령에 오는 분들에게 노랑리본을 단 사람들을

보았냐고 해도 못 보앗다고 한다.

 

저 멀리 혼자 가는 사람이 잇다...

나 처럼 왜 혼자 갈까...

조금 걷다 보니 앞에 가던 분을 만날 수가 있었다..

다시 우리 팀이 앞에 갔냐고 물었더니 노란색 리본을 달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가더란다..

어라~~ 많이는 가지 않았을 텐데...

맞다...

한참을 가다 보니 앞에 가는 노란딱지는 우리 산행팀이 아니고 다른 백두대간 팀이었다..

 

 

공룡의 등뼈를 밟고 가는 동안에도 아래를 쳐다 보았다.

안개가 짙게 깔려서 산아래는 보이지 않고 마치 구름위에 산이 있는것 같앗다.

날씨가 좋았으면 오늘 멋진 운해를 볼 수가 있었는데 조금 아쉽다..

 

 

이렇게 높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락 하기를  반복하였다.

또 바위가 있어 자일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곳도 무수히 많았다.

조금 힘든 바위가 있어 자일을 잡고 올라가서는 능선에서 잠시 쉬었다.

 

베낭에 있는 단감 3개를 꺼내서 두개를 먹고

하나는 좀전에 내 앞에서 가던 분이 뒤에 걸어 오고 있었다.

하나을 남겨 놓고 있다가 뒤에서 오기에 잠시 쉬어가라고 단감 하나를 건넸다..

둘이서 잠깐 얘기를 나누고 있자니 또 앞에서 오던 분이 있어 쉬어 가라고 하면서

잠시 담소를 나누고 웃으면서 몸을 달랬다..

 

 

마등령 !!

여기가 오세암으로 가는 곳이다......더 가면은 백담사 쪽으로 내려가는 곳이오

내가 가야할 비선대의 갈림길이다.

잠시 사진을 찍고 가뿐 숨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 마등령 정상으로 간다.

마등령 정상에서 몇몇 산행팀을 만났다..

어디에서 오시냐고 했더니 아마도 지도에 없는 코스로 오신것 같다...

물론 그들만의 나름대로 코스를 선택하여 왔겠지만 내가 가야할 길은 비선대...

 

마등령정상까지 2시간 27분이 소요되었다

 

 

마등령 정상에서 부터 비선대까지도 상당한 거리다.

이곳에서 부터는 조금 뛰어 내려갔다..

앞에 몇몇 백두대간 팀들이 내려간다..

 

내 입에서는

"먼저 가겠습니다.."라는 말이  수없이 반복된다.

산행을 자주 하신분들이라서 내가 뛰어 오는 소리를 듣고 길을 비켜 주었다..

 

한 아주머니께서 길을 비켜 주지 않아서 옆으로 빨리 가다가 그만 발이 걸려 넘어 질뻔 했다.

왼쪽발 정강이가 돌에 닿아 피가 난다...

베낭을 내려 밴드라도 붙이고 가야 하는데도 베낭 내리기가 귀찮아서 그냥 갔다..

 

 

계곡에는 제법 단풍이 예쁘게 물 들었다..

예쁜 단풍을 그냥 지나 칠수가 있냐

베낭을 내려서 카메라를 커내  몇장 담고 잠시 쉬어 간다

 

 

 

올해는 단풍이 멋이 없다.

심한 가을 가뭄에 단풍이 물들기도 전에 낙엽으로 변해 버린것이다.

하지만 수분이 있는 계곡에는 그런데로 예쁜 단풍이 있다.

 

 

 

혼자서 비선대로 내려오다가

금강굴을 향한다..

철계단을 오르고서 중간쯤에서 위를 보니 참 멋있다...

큰 바위중간에 암자가 있다니....

저기를 올라가고 싶은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중간에서 포기하고서 사진만 찍어 왔다

그리고 천불동으로 오신분들이 먼저 왔을 것 같다...

 

  

 

 

설악 8기중의 하나인 금강굴은 비선대 앞에 우뚝 솟은 3각 모양의 암봉으로 "미륵봉"이라 부르며

이 미륵봉 중간 허리에 있다.

해발 600m 쯤에 위치해 있다.

금강굴 내부를 보고 싶었는데 내가 공룡능선으로 제일 늦게 출발하였고

천불동계곡으로 오는 분들이 먼저 왔을지 몰라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왔다.

 

 

 

신선대를 내려오는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거치장 스럽다...

우리 산행팀은 한분도 볼수가 없었다.

터벅터벅 주차장으로 향했다.

 

 

 

비선대까지 약 3시간 30(금강굴에서 약 15분 정도 소요) 매표소까지 약 4시간이 소요되었다.

매표소 가기전에 먼저 오신 세분이 있었다..

평소 목요산악회에서 매주 산행을 하신분이라서인지 연세가 있는데도 산행속도가 빨랐다..

나보는 약 40분정도 먼저 오신것 같다...

부침개와 막걸리를 한 두잔을 하고서 다시 주차장까지 가야했다. 몇분이서 전화가와서 주차장을 알려 주고서 C1 주차장까지 갈려고 하니 힘이 든다.

 

여기까지 왔는데 차량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아침에 회장님한테 회원님들 전번과 차량기사님 전번을 가져 올려다가 깜박하고 그냥오는게 탈이다...

회장님에게 전화를 해도 전화가 받지 않는다..

연세가 많으신 회원님 두분과 그리고 우리 6명이서 주차장까지 걸어 간다.

얼마를 가도 우리 차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산악회 차량은 주변에 주차를 해 놓았는데..

우린 얼마을 걸어 가야 하는가..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데...

하는 수 없이 다른 분들은 여기서 기다리게하고서 혼자 차량으로 가본다.

한참을 걸어 가니 차는 보인다.. 주차장에서도 또 멀리 있다.

차량에 가니 먼저 오신 4분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곳 까지 가서 차량으로 이동할려고 하고 아직 산행이 끝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우리 처럼 미련스럽게 걸어오지 말고 매표소에서 기다리게 하고 차량을 이동하기 로 했다..

우리도 조금 걸어 가다 보니 차량이 온다...

 

마지막 산행을 마치고 더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회원님들께서 몹시 화를 내신다..

물론 매끄럽게 해주지 못한 우리의 잘못으로 생각하고

그 분들께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마지만 1km가 아마도 오늘 걸었던 10km의 길이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다..

먼저 온 우리는 버스를 타고서 매표소 가까이로 이동하고서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모두를 피곤한 몸을 달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렸을까...

비가 내려서 우의를 걸치고 한분 두분 내려 온다...

16시에 버스를 출발 안성에 밤 10시가 다 되었다..

 

 

 

 

이렇게 오늘 난 설악산의 잠자는 공룡들의 등뼈를 꾹꿀 밟아 주고 왔다...

이놈들 잠에서 깨어나라....

 

산행을 마치고 난 다음날 이글을 쓰고 있자니 정말로 설악산의 용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마루금이 잠자는 공룡의 등뼈를 너무 세가 밟았냐 보다..

설악산에 첫눈이 오고 많은 비가 오고 또 엄청난 풍이 불었다고 한다....

설악산의 용들이어 이제 편히 잠드소서 담에 가면 또 깨워 주리라......

 

 

 

2006년 10월 22일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마치고....     -마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