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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 - 를래닛음악은 정지하시고 보세요

쉼터·삶/쉼터·좋은글

by 마루금(김두영) 2004. 10. 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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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배경음악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금주희, 김동규씨의 듀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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