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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으로의 길목은...

쉼터·삶/쉼터·좋은글

by 마루금(김두영) 2004. 12. 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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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큼은
셔터 스윗치를 내려놓고
캔버스에 세상을 담아보고 싶다
.
.
.
연천으로의 길목은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스무 개의 징검다리를 건너서야 열차를 탈 수 있었으니
들길을 따라 거닐면 십수 해 전 어느 소년이 그랬던 것처럼
가는 곳마다 초겨울의 참 맛이 풍경으로 다가와 이젤을 펼치라 합니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풍경화가 되어 나를 반길 줄이야
가슴으로만 접어 두기엔 너무도 벅찬 감동
그 화폭을 펼쳐보며 먼 과거로 돌아가 그곳에 별이 되고 있습니다

 

이팔청춘을 접고도
손가락 몇 개를 더 펼쳐야 하는 나이
그런 나이테를 가진 내가 그 풍경 속에 하나가 되어
억새를 꺾고 마른 들풀을 꺾으며 소년 같은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이름 모를 들풀마저도 반가운
인적 드문 그 길을 걷고 걸으며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붓을 들고 물감을 묻힙니다

 

풍경에 물든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지상 여행 마치고 떠나는
낙엽들의 행적을 적어 둔 적이 있는가
묻고 대답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는 자연의 섭리,
그 앞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이제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라고 답합니다

 

그래도 가는 길 잡지 않으리다

고마운 계절이여,
내년 이맘때 우리 다시 만나요
그대의 가는 길 묻지 않아도
그 답을 알고 있으니 보내드리리다
그대 앞에 다가올 또 다른 그대를 위하여...

 


 

생각하는오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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