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산 1,078.2m - 오지의 산
강원 태백 / 2006.11 /월간산
시집 보낸다면 울음 그치던 동네가 배추농사로 떵떵
백두대간 상의 금대봉(1,418.1m) 허리춤에 있는 샘인 제당굼샘, 고목나무샘, 굴물, 석간수, 새암, 옛터골의 물들이 다시 검룡소에서 암반을 뚫고 용출, 하루 2,000여 톤의 생수를 생산한다. 남한강의 발원지라 했던 오대산 우통수보다 도상거리 32km가 더 긴 실제적인 남한강의 발원샘이 검룡소다. 옥밭봉(1,240.7m)에서 시원한 북한강과 금대봉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양수리에서 만나 한강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검룡소에서 정선 여량까지 이르는 물줄기를 일제가 골지천이라는 못된 이름을 만들어 붙인 지명을 무슨 미련으로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대동여지도에는 분명히 대박산천(大朴山天)이라 표기되어 있다.
이 대박산천이 서출동류한 후 약 9km쯤에 피재(일명 삼수령·920m)에서 북으로 향하는 백두대간에 막히자 대박산천도 백두대간을 따라 북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어간에 전인미답의 산들이 즐비하다. 그 중 하나가 태백시 삼수동, 원동, 상사미동에 솟은 가덕산(1,078.2m)이다. 창말에서는 가덕산이 항상 검게 보여 검은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창말에서는 지금도 검은산의 겨우내 쌓인 눈이 다 녹아야 봄 농사일을 시작하곤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오지였는지 우는 아이에게 하장 방태골로 시집보낸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울던 울음을 그쳤다는 곳이 지금은 35번 국도가 지나고, 고랭지 여름 배추농사로 재미를 보아 떵떵거리며 사는 동네가 되었다.
대덕산-금대봉 생태경관보전지역 검룡소 초소에서 생태계감시원으로 근무하는 장태순씨(54), 태백시내에서 일미아구찜(식당)의 셔터맨 길기순씨(54)와 상사미 미동초등학교 버스승강장 앞 35번 국도와 412번 지방도 삼거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35번 국도를 뒤로하고 412번 지방도를 따라가자 태백경찰서 황지지구대 사조분소와 아담한 미동초교가 서로 마주하고 앉았다.
추색으로 물들어가는 가덕산을 끼고 1.7km를 걷자 원동이라 쓴 표석 오른편에 ‘약용채취금지. 독림가 임도. 삼수동 원동 가 13-2번지. 연장 2750m’ 푯말이 있다.
여기서 412번 지방도와 이별하고 오른편으로 서서히 올라가는 임도를 따라가자 잘 관리하여 쭉쭉 뻗은 소나무들 아래로 붉나무와 개옻나무들이 먼저 붉게 단풍이 들었다.
한바탕 오른쪽으로 구불텅 휘어 오르는 길가에는 ’10.8km’ 푯말이 있고, 청초롬한 물매화풀과 구절초가 꽃을 피웠다.
이후에도 10.6km 푯말도 보며 몇 번을 구불거리는 임도로 30분 거리에 이르자 이번에는 10.2km 푯말이 있다.
푯말을 막 지나자 오른편 숲 사면으로 근래에 새로 닦은 길이 있다.
여기서 지금까지 따르던 임도를 버리고 새로 낸 좁은 길로 들어선다.
정상을 왼쪽에 두고 사면으로 돌아가는 길은 질척거리는 곳에 자동차 바퀴자국도 선명하다.
10여 분을 따라가자 학교 운동장 크기의 묘지를 조성한 곳이다. 띄엄띄엄 7기의 묘가 보이는데, 문중산소 자리를 만드는 것 같다. 먹던 음식, 술병, 박스들이 사방에 나뒹굴고 있다.
묘를 조성한 터를 지나자 길이 없다.
소나무와 신갈나무들 밑으로 햇골 상단부를 거슬러 고지재 능선으로 향해간다. 참취들이 많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고지재 능선에 닿으니 정상으로 가는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묘에서 15분 걸렸다.
이후부터는 서쪽으로 정상을 올려다보며 급경사를 10분쯤 오르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가덕산 정상이다.
신갈나무, 싸리나무, 산딸기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고 삼각점을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감시초소 위에 올라가 보는 조망은 우선 북으로 가깝게는 앞산(1,221.2m), 삿갓봉(1,177m), 삼봉산(1,231.9m), 노봉산(1,055.1m), 시무대산(1,112.8m)이 있고, 뒤로는 둥둥산(1,208.3m), 중봉산(1,283.5m), 청옥산(1,402.7m), 두타산(1,352.7m)들이 참으로 웅숭깊게 솟았다.
동쪽으로 상사미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피재에서 덕항산(1,070.7m)에 이르는 백두대간이 시야를 가로막았다. 남쪽도 백두대간 상의 매봉산 천의봉(1,303.1m), 그리고 자연경관생태보전지역의 대덕산(1,307.1m)이 웅장하다. 서쪽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봉들이 파노라마를 연다.
하산은 북북서 능선을 따라간다.
철쭉나무 사이를 빠져나가는데 오른편 노장골로 이어진 길이 주능선 길보다 더 뚜렷하여 주능선을 놓치겠다.
철쭉나무 터널을 빠져가기도 하고,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지나기도 하며 오미자 덩굴을 헤쳐 앞산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따른 지 30여 분 거리에 이르자 왼편으로 일정골이 내려다보이며 임도가 옆을 지난다.
여기서 임도 절개지로 내려선다. 이제는 임도를 따라 원점회귀산행을 한다.
남쪽 길을 따라가자 8km 푯말이 있다.
산국, 구절초, 개쑥부쟁이, 개미취 꽃들이 어울린 구불거리는 길, 8.2km 푯말도 지나며 임도를 걸은 지 10분쯤에 오전에 헤어졌던 10.2km 푯말 삼거리다.
들머리에서 예까지 올라올 때는 30분 걸렸으나 하산할 때는 발걸음도 가볍게 20분에 원동 표석이 있는 412번 지방도다.
단풍든 원동천에 앉아 소담스러운 가을을 즐긴다.
[산행안내]
○미동초교~(25분)~원동 표석~(30분)~임도 삼거리~(10분)~묘~(15분)~고지기재 능선~(10분)~정상~(30분)~8.0km 푯말 임도~(20분)~원동 표석~(25분)~미동초교 <3시간 소요>
[교통]
태백 시내버스터미널(033-552-3100)에서 상사미·조탄행 시내버스로 미동초교 승강장에서 하차. 1일 8회(06:10, 07:40, 09:50, 12:20, 14:45, 17:50, 19:00, 19:30) 운행. 조탄에서 상사미 거쳐 터미널로 나오는 버스 1일 8회(07:00, 08:25, 10:00, 11:15, 13:00, 14:50, 17:50,20:20) 운행.
[숙식(지역번호 033)]
태백 시내에 맛나분식(552-2806), 분비네해물탕(552-1632), 일미아구찜(553-2959·010-2832-0626), 평화반점(552-2154), 성류각(552-9020), 태백고원 자연휴양림(550-2849), 동경장여관(552-6624) 등이 있다.
(글·사진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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