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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2시간의 고행 나의 지리산 종주산행기(당일종주)

아름다운산행/지리산 이야기

by 마루금(김두영) 2008. 5. 1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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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6년 8월 20일

산  행 지 : 지리산 성삼재 - 천황봉 - 중산리 종주

산행시간 : 12시간(당일) 

                참고 : 지리산 종주는 보통 2박 3일에서 짧게는 1박 2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성삼재에서 천황봉 그리고 중산리나 대원사 또는 백무동 등으로 하산하는 시간까지

                          일반적으로 17시간에서 19시간이 소요 된다.

 

산행거리 :   노고단에서 천황봉까지는 도상으로 25.9Km    이지만 실제 거리는 다르다.

                  대략 성삼재에서 천황봉 그리고 중산리로 하산 할 경우 약 47km라고 한다.

 

산  행 기 :     

 

                 장마철 비가 내리는 날 창밖을 보면서 가끔을 이런 생각을 한다.

                 비를 흠뻑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어제 나는 이런 꿈을 이루었다.

                 태풍 우쿵의 영향으로 19일 예정했던 지리산 종주 산행은 포기하고 있었다.

                 여기 안성을 날씨가  좋았지만 인터넷을 보니 지리산 국립공원의 입산통제 상태이다.

                 토요일에 지리산 종주 산행을 포기하고서 아이들과 마트도 다녀오고 일찍 저녁을 먹었던지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저녁 8시 밖에 되지 않았다.  잠도 오지 않아

                 모두들 잠든시간 잠시 인터넷을 들어가 보니 지리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는 입산이 허용된다는 게시판 안내 글이 떴다.

                 지리산 종주를 하루에 할려고 하였지만 혼자 하기란 무척 고민이다.

                 제일 고민거리가 차를 타고가서 반대편에서 다시 돌아오는 것이 고민이다.

                 고민만 하고 있다가 영화한편을 보고서 일요일 0시 10분쯤에 출발했다.

                 밤 늦은 시간이라서 고속도로는 씽씽 달려도 부족하다...

                 규정속도를 유지하면서 성삼재에 3시 30분에 도착

               

                 출발준비를 철저히 했다

                 무거운 것을 버리고 꼭 필요한 것 그리고 먹을 것 등을 챙겨서 매표소에 가니

                 그 시간대에 대형 산악회 버스가 3대나 있다. 먼저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매표를 하고서 출발했다.

 

                 비가 온다.

                 비가 그칠 것이라는 예보를 접하고 우의를 두고 간것이 나의 실수다.

                 비가 가랑비처럼 내리더니 조금 가다보니 그냥 가서는 안되겠다.

                 헤드렌턴은 어찌된것인지 고정이 잘 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손으로 들고 가고,

                 베낭은 젖지 않도록 덮게를 덮고서 조금 더 갔다.

                 모두들 빠른 속도이다.

                 노고단을 지나 조금 더 가니 앞 사람들이 가지 못한다.

                

                 답답하다.

                 조금 더 빨리 가야하는데,

                 한줄로 길게 늘어서서 가기에 앞질러 가기도 힘들다.

                 중간 중간 쉬는 사람들을 제치고 앞장서 간다.

                 그렇게 하다보니 이제 내 앞에는 아무도 없다.

                 다른 산악회 사람들은 나보다 약 30분 정도 먼저 출발했지만 결국 내가 앞장 서 간것이다.

                

                 안성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하늘은 구름이 조금 있고 밝았다.

                 하지만 지리산에 오르니 말 그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어둠 뿐이다.

                 산속에서는 나무가 많이 있기에 밤에는 더욱 어두운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은 비가

                 내리기에 더욱 어두운 것 같다.

                 새벽 5시  이쯤 되면 여명이 밝아 땅이 눈에 보일텐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렌턴을 들고 약 2 시간을 넘게 산행을 했다.

                

                 사진도 찍을 수도 없고 카메라 커내기도 힘들고 오늘은 그냥가자

                 담에 한가로이 와서 사진도 찍고 지리산을 즐겨보자  생각하고 오늘은 종주만을 목표로

                 하였다.

         

                 벌써 연하천대피소이다.

                 잠시 쉴 겸 베낭을 내리고 연하천 대피소를 카메라에 담는다.

                 내 핸드폰에서는 7시 50분 알람을 맞혀 놓은 것이 울린다.

                 그러다면 연하천까지 정확하게 4시간이 걸린것이다.

                 연하천까지 오는 길에 아가씨 두 분이 나를 앞장 서 갔다.

                 다른 많은 사람들을 앞질렀지만 내앞을 앞질러 간 사람은  아가씨 두분은 내가 졌다..

 

                연하천까지 4시간을 강하게 산행을 하다보니 조금 힘들다.          

                베낭에서 먹을 것을 꺼내 먹고

                다시 벽소령으로 향한다.

                오늘 같은 날에 무박 2일로 평택의 산울림 산악회에서는

                음정에서 벽소령으로 하여 삼신봉까지 긴 산행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만날 수 있을까 했지만 나보다 먼저 산행을 했냐 보다.

                아침 9시쯤 난 벽소령으로 갔지만 그들은  9시쯤에 산행 후미가 세석까지 갔다고 한다.

 

                비가 그칠줄 모른다.

                베낭에서 비옷 대용으로 상의 만 입고서 가는데 온 몸이 흠뻑 젖는다

                바지며 신발이며, 신발도 좋다는 고어택스이지만 어쩔 수 없냐 보다

                신발도 젖고 또 바지는 속옷까지 젖어 든다.

          

                긴긴 산행의 마지막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이제 천황봉 산행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어서

                인지 장터목에서 천황봉까지 1.7km 가 너무 힘들다.

                그동안 산행시간을 계산해 보니 잘 하면 8시간대에 천황봉까지 도착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천황봉 등정시간이 너무 치체 되었다.

                젖은 몸에 신발도 무거워지고 내 몸은 지쳐 간다.

               

                천황봉까지 오르면서 몇번을 쉬었지만 힘들다. 결국 먹을 것을 꺼내 먹고 온힘을 다해

                천황봉을 향한다.

                안개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장터목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은 참 멋있을 것 같은데 안개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아쉽다.

  

                벌써 중산리 그리고 대원사 쪽으로 올라온 사람들이 천황봉에서 많이 내려온다.

                그리고 내 뒤에서 몇사람이 나를 앞질러 간다.

                

               얼마쯤 올랐을까 마지막 천황봉 꼭대기에 몇몇 사람들이 있다.

               바람까지 불어서 안개비가 내 안경을 흐릿하게 만든다 .

               안경을 닦는다고 힘을 주었더니 안경테가 없는 것이라서 쉽게 안경 유리가 부너졌다.

 

              천황봉 표석에서 다른 분들 사진을 몇장 찍어주고 나도 한장 찍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천황봉"이라는 글씨만 보이는 표석뿐이다.

              같이 천왕봉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귀한 더덕주를 한잔 권한다..

              술을 못하지만 그래도 천황봉에서의 더덕주 한잔을 꼭 하고 가야 하겠기에 감사히

              받아 마셨다.

              

              하산길

              어디로 가야 하는가.

              천왕봉에서 하산길은 중봉을 걸쳐 대원사로 가는길과  벽계사를 거쳐 중산리로 가는길

              그리고 장터목을 다시 거쳐 백무동으로 가는길이 있다.

 

              누구나 처음 생각했던 것이 더 강한 것일까.

              차량을 생각하면 백무동으로 가는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더 긴산행을 원한다면 중봉을 거쳐 대원사로 가는 것이 좋을텐데

              난 오늘 중산리로 택하였다.

 

              천왕봉에서 벽계사쪽 중산리로 가는길은 급경사다.

              거꾸로 오르는 사람들은 보통 힘이 든게 아닐 것이다.

              또한 중산리에서 벽계사 코스가 천왕봉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난 내리막길이지만 너무 지친 몸이라서 내리막 길인데도 빠른 속도를 내지 못했다.

              최초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8시간 30분을 예상했지만 예상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은

              9시간 20여분이 걸렸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가는데 왠지 졸립다.

              천왕봉 정상에서 더덕주 한잔 한게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술을 잘 못해 한잔만 마셔도 졸리는 현상이 나에게는 있다.

              그리고 어제 저녁부터 잠을 자지 못한 것과 한잔의 더덕주가 나에게는 지구만큼 무거운

              눈꺼풀을 주어줬다.

           

              가다가 서서 졸았다.

              또 계단의 난간을 잡고 졸았다.

              그렇게 한참을 졸다보니 내 뒤에 오던 사람들이 날 앞질러 간다.

              졸음은 쉽게 날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렇기를 몇십분 동안 가는지 오는지 구별할 수 없었지만 한발 한발 내려가는 길이다.

              젖은 옷에 몸도 편하지 않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돌계단 ...돌계단....

              지리산은 온통 돌계단과 돌 무리들이 있어 흙을 밟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비오는 날인데도 다행히 바위 돌은 미끄럽지 않다.

              아니면 신발이 반릿지용 이라서 미끄럽지 않았나 보다...

              하산길을 2시간 30분정도 잡았는데

              조금 늦은 감은 있었지만  졸음과 술에 깨어서는 조금 뛰다시피 하여

              중산리까지 빨리 내려 갔다.

            

              중산리에서 양말을 갈아 신고, 또 윗옷과 아래 바지는 갈아 입었다.

              중산리까지의 하산으로 오늘의 지리산 종주는 끝이 났지만 다시 집으로 가야 하기에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성삼재에 차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정보을 잘 알지 못한게 탈인 것 같다.

              택시를 타고 갈려고 했는데 물어 보니 10만원을 달라고 한다.

              (백무동에서는 3만원이라고 하던데)               

              깍아서 9만원 !!

              그 때만 해도 시간이 충분하여 진주로 가서

              다시 구례로 가서 택시를 타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아  중산리에서 택시를 거절 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진주까지 간다.

 

              내 착오다...

              버스는 기다리는 시간 등등 하여 날 애타게 한다.

              진주행 버스에서 잠시 졸다가 눈을 뜨니 한시간을 넘게 버스가 이곳 저곳 돌아 다닌다.

 

              중산리에서 하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으면 좋을텐데....

              다시 진주에서 구례가는 버스가 늦게 있어 하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런 잠결에 그만 진교에서 내려 버렸다...

            

              진교가 하동인줄 알고 내렸더니

              아이고.....

              하동으로 다시 가서 구례버스를 타야 한다.

              또 기다리는 시간 ...

 

              그렇게 그렇게 하여 구례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어 버렸다.

              구례에서 25,000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성삼재까지 왔지만 밤 늦은 시간이다.

              또 고속도로에서 너무 졸려서 두번씩이나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잠을 조금 자고서 집으로 돌아

              왔다.

 

              비록 힘든 종주 산행이었지만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한다.

              힘들지 않으면 누가 도전하겠는가.

              쉽다면 누구나 할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은 무리한 산행이다.

              날씨가 비가 오고, 중산리에서 차량이 없어 고생하고

              담에는 종주산행도 원점회귀 산행을 해야 겠다.

              물론 차량이 반대편에서 지원된다면 예외지만 .........

 

              올해 못할 것 같은 지리산 종주를 마쳤다.

              내년에는 지리산 태극종주(72km)를 하고 싶다.

              물론 그땐 홀로산행은 못하겠지만 다른 큰 산악회에 합류한다면 가능할 것 같다...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비가 계속와서 카메라 렌즈가 물에 젖기도 하고  또 베낭에서 꺼내기도 힘들어서요...

              담에 지리산 가면 좋은 사진 많이 찍어 올릴께요....         

 

 

 

 

 

 

 

 

 

 

 

 

 

 

 

 

 

 

 

 

출처 : 마음이 부유한 사람이 되고싶다..
글쓴이 : 마루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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