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7년 6월 17일 새벽 4시
날씨 : 맑음
대회명: 서울 오산종주 산악마라톤대회
코스 : 중계동 불암산 청록약수터 출발 불암산 - 수락산 - 사패산 - 도봉산 - 북한산 의상봉을 거쳐 북한산성 탐방안내소까지...비공인 67km
제한시간 : 13시간 이내
신청인원 : 650명
참가인원 : 약 550명 정확하지 않지만
대회 결과 : 10시간 18분 37초
순위 : 75위
대회 참가기 : 아래를 보시면서...
서울에 가까이 살면서도 서울의 산들과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고 사실 북한산 백운대 몇번 올라가 본게
전부다.
그래서 인지 서울의 산을 가고 싶어도 기회가 되지 않았다.
몇달전부터 서울 오산 종주대회를 신청하고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오산종주하면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산행을 즐겨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할 것이다..
오산 ~~~ 경기도 오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다섯개의 산을 말한다.
불암산 - 수락산 - 사패산 - 도봉산 - 북한산을 오산이라고 칭한다.
그 거리만도 87km(물론 비공인이다)
제한시간 13시간내에 들어와야 한다.
일반 산행할 경우 20 - 24시간이 걸린다 .물론 조금 빠르게 하는 사람은 18시간 정도 걸리지만
또 한가지는 등산로가 좋아서 빨리 달리면 되는 것도 아니다 바위가 많고 로프를 많이 타야 한다..
집결지에 모인 약 500여명이 넘는 참가자들 그속에서도 선두 다툼이 치열하다. 내 앞에 벌써 세 줄이 있다니..
긴장 ...
이 많은 사람들중에 난 어느정도로 달릴 수 있을까..
옆에 있던 서승현님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지난 대구에서 1위를 하시는 분이라서 기억에 있다.
이번대회에서 2위를 했다...
안성에서도 몇분 가신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서울에서 교통편이 좋지 않아
미리 쌍문동의 처제네에 가서 거기서 택시를 이용하고자 했다.
토요일 아이들 학교가 끝나고 오후 4시에 출발 하여 쌍문동에 도착하니 6시 정도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먹고 잠을 잘려고 해도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겨우 12시 조금 넘어서 잠을 자다가 새벽 2시 알람에 일어나서 미리 준비해 둔
베낭을 집어 들고 택시를 탄다.
베낭에는 물과 그리고 영양제를 희석한 물 1L 정도 그리고 영양바, 영양갱 몇개를 넣어 갔다.
택시 기사에게 중계본동으로 가자고 했더니만 왠걸
무슨 번동으로 가서는 ..
환장하겠네...
베낭에서 지도를 꺼내어 불암산 입구 중계본동 주최측에서 알려준대로 구 10번버스 흥안운수 종점으로
가자고 했더니 잘 모른다.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이지 핑게하고는
그러면서 슬쩍 시간이 없다고 하나..
새벽 2시에 일 나오는 사람이 시간이 없기는
빙빙 돌더니만 중계동에 내려서 다른 택시를 타라고 한다.
쓰발...
그러면서 택시비는 다 받아...
존나 새벽부터 기분나빠서리...
어쩌겠냐.
새벽부터 싸울 수도 없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그냥 택시비 주고서 다른 택시 타고 가니 금방 도착한다.
벌써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많다...
나두 택시에서 내려서 그들과 함께 집결지로 향한다.
집결지에는 벌써 많은 주자들이 모여 서로를 인사를 하고 시끌벅적하다...
접수하고서 배번을 받고 시간이 남는다..
화장실가서 볼일 보고..
혹시나 안성에서 출전한 분들을 만날 수있을까...하고서
두리번 부리번 하다보니
지난해 여자부 우승을 한 "먀"님과 푸하하님 안성철인님 그리고 한분 네분이서 있다 .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출발...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옆에는 지난 대구 9산종주에서 1위를 한 서승현님이 있다.
잠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을려고 진행자의 말에도 무시하고 앞으로 나간다..
이런 벌써몇발짝 움직이더니 선두권을 놓쳤다.
출발신호와 동시 무슨 고무줄이 튕겨 나가는 것처럼 톡 튕겨 나간다..
빠르다...
머리에 헤드렌턴을 하고서 어두운 산길을 거친 숨소리와 함께 악소리를 내면서
무조건 달린다.
나두 선두를 놓치지 않을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불암산 -
불암산을 어떻게 올랐는지 모른다.
앞사람의 발 뒤꿈치만 보고 달렸다.
바위에 무름이며 정강이는 까지고 피가 흐르고...
이까짓껏 쯤이야...
불암산 CP에서 도장을 확인받고 내리막길...
여기서 잠시 서울의 야경을 바라다 본다..
멋지다..
잠자는 너희들이 서울의 야경을 알아..
앞서가는 주자들도 너무 멋진야경에 소리를 지른다..
나두 ..너무 멋있다고 크소리내어보고...
다시 내리막길을 쏜살같이 내 달린다..
로프가 있으면 유격훈련때보다 더 빨리 ...
수락산...
불암산 수락산은 어떻게 달렸는지 어께 지나 왔는지 모르겠다..
약 30번째 쯤 될까..
뒤어 나이가 젊어 보이는 분이 달려 온다..
이런 이친구 선두권에 있다가 알바했단다..
수락산에서 계곡으로 ...
이름을 보니 내 이름과 거꾸로네..
난 "두영" 그는 "영두"
이분이 이번 대회에 20대 두명이었는데 그중 한분이다.
또 한분은 안성철인으로 24세...최연소 출전 완주자...
둘이서 동반주했다.
수락산 내려오니 일명 토끼굴지나니 금수산산악마라톤 팀에서 맛있는 미숫가루와 떡을 준다..
떡이 왜 이렇게 안넘어 가냐..
억지러 목구멍에 쑤셔 넣고는 물을 마시고 방울 토마토 몇개 집어 들고 출발 ..
여기까지 35번째란다...
난 북한산까지는 길을 모르기에 대체적으로 동반주를 많이 했다.
그렇기에 내 페이스를 잃어 버린 것도 같고...
또 홀로 되면 앞으로 치고 나가서 앞사람을 따라가야 하는데도
앞사람을 따르지 못하면 순간 다른길로 가버릴 수가 있는 위험이 있기에
부득이 속도를 낮추어 뒤어 오는 사람을 기다릴 수 밖에 ....
백운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조금 힘겨워 보이지만 이때는 조금 회복된 상태다...
사람들이 많아서 빠르게 백운대를 오르지 못하고 좀쉬었던게 회복된 것 같다..
힘들어 곧 죽는다 해도 사진 찍는 분이 너무 예뻐서...헤헤...
사패산 - 도봉산
수락산 동막골을 지나 한참을 도로주행을 해야 한다..
정확한 위치는 몰라도 범골을 둘이서 달린다..
범골 입구에 도착하니 먼전간 주자들이 물을 사기도 하고 빵도 사먹기도 한다.
난 아무것도 먹고 싶은 맘이 없다.
그래도 물은 채워야 하기에 얼음물 두병을 사서 하나는 들고 하나는 베낭에 넣고
범골에서 사패능선으로 향한다...
조금 힘드네..
이제부터 내공이 필요한 부분이다.
조금 초반 오버를 했나 오르길이 힘들다.
몇사람이 앞서가고
나두 죽는 힘 다해 오른다..
사패산 정상은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다..
정상을 밟고 포대능선
도봉산의 긴 코스를 오르락 내리락을 하면서
수락산 내려올때부터 조금씩 아프던 오른쪽 무릎이 도봉산 내리막길에서는 조금 심하다.
이런....
아파도 참고...
절룩거리다가 다시 무릎보호대를 고쳐 차니 몇사람이 우르륵 지나간다..
이러다가 꼴찌하는거 아닌가..
우이암 계단 CP에 도착하니 52번째라고 한다.
내가 무릎때문에 조금 주춤할때 이렇게 많이 날 앞질러 간 것이다..
순식간에 말이다...
씨발...저놈들은 쉬지도 않고가냐...
징한놈들...
우이암에서 북한산 입구까지는 조금 천천히 걷다가 뛰다가 했다.
도선사 입구까지 상가지역이어서 먹을것을 조금 챙겨 먹어야 하는데도
뭐 먹고 싶은 맘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목구멍에 쳐 넣어야 다음 코스를 뛸 수 있는데
나의 실수다...
헤헤....얼른 올라가야지 뭐하냐..사진만 찍고 있을겨...
그래 이렇게 힘들게 올라가고 있다..
백운대 정상을 오르면서.
백운대 태극기를 찍으라고 한다...
내가 무슨 도끼나....찍고 오게...
태극기 찍고 오기를 다행이지 태극기 찍고 오니 쭈쭈바 반쪽을 준다..
다 녹아 가는 쭈쭈바...
그래도....
이 맛을 니들이 알아.....
북한산
도선사 까지는 그렇게 동반주하면서 걸어 올라갔다.
뒤 쳐지지도 않고...
깔딱고개에서 연세가 60이 넘으신분이 날 앞장선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왔는데 깔딱고개 넘어서부터 힘이 부친다..
종아리 근육은 쥐가 날것 같이 순간적으로 찌르는듯 아파오고..
스스로 속도를 낮추자고 하면서 잠시 쉬어간다..
그런게 위문까지 겨우 겨우 올라갔다.
위문에서 화이팅을 외쳐주고 해서 힘을 내어 백운대를 오를려고 하니
등산객들이 많다..
핑게삼아 등산객들과 함께 백운대 정상을 향한다.
백운대 정상에서 쭈쭈바도 먹고 잠시 힘을 내어 마지막
의상봉까지 가보자...
캬...맛있다..
이렇게 높은곳에서 쭈쭈바를 먹는 기분을 니들이 아냐 말이다.
잠깐 잠깐
그래도 백운대 올라 왔으니 증명사진을 찍어야지..
내가 봐도 멋있다..
좀 더 쉬면 안되지...
빨리 서둘러 내려간다..
의상봉 정상......
백운대에서 의상봉까지는 상당한 거리이다.
백운대 내려와서 노적봉을 지나 동장대에 좀 못미쳐 약수터가 있어서 물을 한모금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다시 물을 채워 갈려고 했더니만 등산객들이 줄을 섰다...
야속하게도 물컵은 나에게 주지 않는다..
계속하여 같은 동료에게 물컵을 넘겨주고서 난 한참을 기다렸다가 한모금 마시고 출발
북한산성의 능선을 따라 달린다.
달리다 보니 앞에 한분이 달리고 있어 동반주를 했고
대남문을 거쳐 의상봉방향으로 향한다.
조금 지쳐서 먼저 가라하고서 난 내 페이스대로 간다.
처음 목표했던 것 보다는 많이 뒤진 기록이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의상봉을 구경삼아
원효봉도 보고 또 내가 달려온 백운대를 보면서 몇사람을 보낸다.
먼저 가시라...
의상봉까지 9시간 50분
이구..언더 - 10도 힘들겠다..
으...씨발...내 사진은 왜 이거 밖에 안나왔어....
먼저 예의상 4명을 10초 차이로 먼저 보내고 내가 들어갈려고 했더니만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있어
내 골인장면 사진이 없다..
이런....
의상봉 내리막길도 상당히 길다.
그리고 쇠줄을 잡고 잽싸게 내려오지만 힘들다...
시멘트 길을 내려오니 앞에 가던 분들이 4분이서 가고 있다
마음같으면 따라 잡겠는데 10m 앞에 가도록 하고 난 뒤를 따른다..
골인지점까지 다 와서 따라 잡는것도 예의(?)상 좋지 않은일 ..
그냥 순서대로 따라간다..
10시간 18분 37초
약 67km의 긴산악코스를 마쳤다..
이번대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우려했던 두가지가 나를 힘들게 했다.
하나는 내가 첫 출전이라서 길을 잘 몰랐다는 것
그래서 질주하다가도 주춤 주춤
또하나는 오른쪽 무릎이다..
수락산 내려올때 쯤하여 달리다 보니 통증이 오기에 보호대를 했지만 역시나 무릎이 날 잡는다...
그래서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줄였던 것이....
오늘 조금은 아쉬움 있지만 나와의 싸움에서 결국 해 냈다는 것이 기분 좋다..
다음에 또 출전했을 때는 오늘보다 더 좋은 결과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나의 목표는 8시간 대다...
물론 1등을 한사람들의 7시간대까지는 넘보지 않겠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엄청난 훈련과 준비를 했었기에 그런 경이적이 7시간 7분이 나왔을 것이다...
산악마라톤의 끝은 없다...
또 다른 산악마라톤을 향해 준비해 본다..
한라산아..........기다려라........
다음 더 큰 대회인 한라산 트레일런 148km에 도전해 본다...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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