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

일시 : 2007년 10월 28일 오전 10시

장소 : 춘천 호반

날씨 : 약간 흐림 오후 늦게 비

기록 : 3시간 29분 51초

 

 

 

 

 

 

 

 

남들은 일년중 춘천마라톤을 대비하여 한해동안 훈련하고 연습한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춘천대회도 대회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에 기록에 의존하지 않고 출발했으나
모두들 기록에 관심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기록을 생각하게 되고 그럼한번 해볼까..
조금 달리면 금방이라도 써브-3를 할 것 같지만 초기 4시간대 그리고 3시간 후반대에서는 기록이 속속 올라가지만 3시간 초반대에서는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물론 억척같이 훈련하고 또 장거리 지속주를 한다면 1년안에 써브 -3를 한다지만
사실 난 이제 풀코스를 뛰어본게 8개월째이다..
아마도 써브-3를 한다면 놀라운 발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3시간 10분대를 목표로 출발해 본다.

난 지난 동아대회에서의 기록으로 D그롭에 속해 있다.
처음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을려고 출발도 앞에서 하지 않고 중간후미쯤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나의 오산....
처음 사람이 많아 앞을 가로막고 있기에
쉽게 내 페이스대로 갈 수가 없었다.
조금 앞질러 간다고 했으나 1km지점에 오니 5분30초가 넘는 기록...헉...
그래서 조금 더 빨리 달려 보았다....역시 2km 지점에서도 5분이 조금 넘었다...
이런 마음이 급해진다.
3시간 10분대를 갈려면 그래도 초반에 4분 30초는 달려야 하는데 ..
그렇게 하여 조금 빨리 달려가고 있는 내 자신을 깜빡했다..
10km까지 46분 10초
페이스 분배표를 보니 10km까지는 45분에 가면된다.
다시 15km까지도 조금속도를 내었지만 앞에서 가로막는 사람이 많아서
지그재그로 피해서 앞질러 갔다.
15km까지도 목표페이스보다 늦었다.
20km까지도 역시 난 수많은 사람들을 비켜가면서 앞질러 간다..
지겹다..
다른사람들은 그 속도로 물 흐르듯이 가는데 난 앞질러 가야 하다니...
20km까지 10km구간 소요시간이 45분 35초이다.
이정도면 오늘 목표한 3시간 10분대를 할 것 같았다.
이제 25km구간 약간의 오르막 그래도 25km까지는 잘 달렸다.
단지 오르막길이라서인지 목표페이스 보다는 1분 30초 정도 늦어 있다.
30km 구간에서는 조금 힘들다 파워젤을 먹으면서 잠시 속도를 줄였더니
다시 속도가 나지않는다..
이런....
30km까지 10km구간이 47분 32초
이정도면 후반 가속하면 목표는 가능하겠지...
이것은 나의 생각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앞질러 가고 또 초반에 너무 느린페이스에서
오르막길에 속도를 내어서인지 34km 쯤에 가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파워젤을 다시 하나을 먹어도 이제는 내 발은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그래도 이렇게 가다보면 조금늦더라도 나의 기록을 갱신할 수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천천히 굳어져 가는 나의근육은 나의 마음까지 연약하게 만든다.
그래 오늘 오페다...
아무래도 오늘 기록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마음먹고 39km쯤에서는 조깅모드로 전환했다.
이런....무지 열받는다.
그동안 따라붙였던 주자들이 나를 다시 앞질러 간다..
하는수 없지 하면서도 천천지 조깅모드로 달려 보지만 굳어 버린 내 근육은 쉽게 살아나지 않는다.
조금 천천히 달리다보면 다시 살아나겠지 했지만 나의 기대를 저버린다.
결국 오늘 초반 무리한 페이스로 오페에 걸려 아쉽움을 남긴춘천마라톤 대회였다.
3시간 29분 51초...

아쉽지만 다음을 위해 포기할 줄 아는 내가 좋다....

대회가 끝나고 회원님들과 후미에 들어오는 분들을 보면서
마라톤은 정직하다는 것을 느끼고 내가 좋은 기록을 위해서는
지금의내 몸무게를 더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앞으로 약 5kg만 줄이면 써브-3는 한다..
내년 봄까지 5kg은 죽어도 줄여보자....

그래서 남들 하는 써브 - 3도 한번 하고서 즐겁게 달리기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