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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대전 마라톤 대회 참가기

마라톤과 나/나의마라톤참가

by 마루금(김두영) 2007. 9. 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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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명 : 제 8회 대전마라톤 대회

일시 : 2007년 9월 16일 오전 9시

장소 : 대전 둔산공원

날씨 : 비 종일 왔음

기록 : 3시간 30분 05초

컨디션 : 새벽에 시골에서 장거리 운전하고 올라왔음....

 

 

 

 

고향길........
오랜만에 고향에 다녀왔다.
좋은일로 가는 것은 아니고 부모님 두분이서 병원에 입원하여 잠시 다녀왔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좋으셔서 막내 동생만 시골에 남겨두고서 난 새벽에 올라왔다.

토요일날 시골에서 몇가지 준비하여 차에 실었다.
옥수수하고
고구마 조금
그리고 무화과몇개
또 소금 한포대...

시골에 가면 이렇게 항상 차에 가득가득 가지고 오지만 내려갈땐 빈손으로 가는 것이 조금은 죄송스럽다...

두분 부모님께서 이제 80을 눈앞에 두고서 많이 여의셨다...
아버님은 예전에 힘이 장사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아프시더니 이제는
농사일을 하시기가 힘드시다고 한다.
농사일 하지 말라고 해도
내가 할게 뭐가 있겠느냐며 농사일을 계속하신다.

우리들이 어릴적엔 염전에서 소금을 내어 3형제 아니 7남매를 끼우셨다.
나두 고등학교 다닐때에 아버님 따라서 소금도 내어 보고 했지만
그땐 한포대에 60kg 이어서 무거웠다는 기억이 있다..
염전을 하시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을 시작하고 해가 져야만 소금을 걷어 창고에 넣기에 밤늦게 오신다...
또 비가 오면 소금을 밤새 다시 저장하고....
참 힘든일을 하시면서도 우리들이 원하는 것 다 해주셨던 아버님이다.

어제는 무화과를 와이프를 줄려고 몇개 따왔다.
와이프도 같은 고향 옆동네에서 살아서 무화과를 좋아한다..

언젠가 우리 삼형제를 앉혀놓고서 무화과에 대해 애기한적이 있다.
우리 시골집에는 무화가 나무가 큰게 한그루 있었다.
무화과가 익을때면 매일 매일 일정량씩 익는다.
그래서 아침 일찍 따러 가는 사람이 제일 맞있는 것 그리고 많이 먹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아 먹는다고 한 말이 있듯이
우리들은 일찍일어나는 사람이 무화과 나무에서 맛있게 따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진 욕심을 버리라고 하셨다.
무화과는 열매을 많이 먹으면 입이 아프다.
무화과 열매 찐이 독하여 혓바닥과 그리고 입 주변을 따갑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많이 따도 많이 먹지 못하고 결국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만 한다
무화과는 다음날 까지 두고 먹지 못한다.
아마도 아래지방분들은 무화과를 먹어보았을지 모르지만 윗지방분들은 먹어 보지 못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저장하지 못하기에 하루가 넘게 배달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삼형제는 이렇게 부모님으로 부터 가르침을 받고 살아서 인지
부자는 아니다..
요즘 부자들은 조금은 욕심이 많고 해야 하는것 같은데...

하여튼 이렇게 연로하신 부모님을 두고서 새벽에 올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
새벽 5시 20분에 병원에 들러 보니 모두가 잠들어 있었다.
내가 온지 알고서 눈을 뜨신 어머님은 벌써 갈려고 하냐고 한다.
가서 할 일이 있다고 하고서 병원을 나서는데 조금은 죄스럽기도 하고
또 죄송하다...
좀더 같이 있어 주면 좋으련만 하고서 말이다.

아침부터 아니 저녁부터 비가 내렸다 .
많은 비가 내리면 그냥 마라톤은 포기하고서 집으로 곧장 갈려고 했지만
왠지 비는 그렇게 많이 내리지는 않는다.

서해안 고속도로에도 비가 내리고
호남고속도로에도 비가 내린다.
대전은 비가 안올려라 해도 계룡휴게소에 오니 비가 더 심하게 내린다.
계룡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마라톤 준비를 조금 한다.
배도 고파서 먹을 것도 좀 사먹고서.
유성 나들목에서 둔산공원으로 향한다.
둔산공원주변에서 주차하기가 엄청 힘들다..
그래서 다행이 미술관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옷을 갈아입고서
비를 맞으면서 대회장으로 갔다.

오늘 대회는 마라톤 뿐이 아니라 인라인스케이팅과 싸이클 3종 대회가 함께 치루어 졌다.

다른 종목은 그다지 관심도 없었다.
다만 함께 하여 안전사고나 달릴때 혼잡이 없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이 잘 치루었다.

비가와서인지 많은 사람이 참가를 포기했나
그다지 사람들은 많지 않고 그렇게 혼잡스럽지는 않다.
싸이클 종목이 먼저 출발하고
약 20분 뒤에 풀코스가 출발했다.

처음 5km는 몸이 풀리지 않아서인지 25분에 마쳤다 .
비가 내리는 것은 그렇게 걱정이 안된다.
우중주를 해보았고 또 훈련할 때 우중주를 해보아서인지
오히려 반갑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내린다..
5km 이후 속도가 나지 않아서 조금 힘들게 달려보았더니
이제 탄력이 붙는다.
처음 3시간 45분 페메도 앞으로 보내였는데
어느새 3시간 30분 페메를 앞질렀다..
그래 이렇게만 가자 그러면 오늘의 목표인 3시간 30분까지는 뛸 것 같다.
다만, 평상시보다는 물에 젖은 신발이 무겁다는 것 빼고는 힘들게 없다...

15km그리고 25km까지 힘을 내어 한사람 한사람 앞질러 간다.
한 그룹을 따라 붙이면 잠시 그 그룹과 함께 하다가 다시 앞에 있는 주자를 향해 뛰어 간다..
그렇게 계속하여 30km까지 몇몇주자를 앞질러서 간다..
이렇게 하면 약 3시간 25분쯤까지는 단축할 것 같은데..
마지막 12km 정도 남겨 놓고 생각해 보았더니만
오던길을 되돌아 가는 코스라서 언덕이 많고 오름길이 많아서 잘 하면 3시간 30분이내에 완주 할 것 같다....

마지막 반환점을 돌고서 잠시 속도를 낮추었다가 미리 준비한 영양젤과 그리고 반환점에서 바나나 조금 먹고서 힘을 내어 본다..
긴 오르막길 이다.
앞에 가던 몇몇 주자는 힘들어서 걸어 간다..
난 이를 악물고 걷지 말자 ...
다짐하면서 오름길을 뛰어 올라 간다..
잠시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언덕이 보인다...
언덕이 힘들었던지 앞에 있는 주자들 모두가 걸어간다.
그래도 난 뛰어 간다..
뛰어봐야 그다지 걸어가는 사람과 차이는 나지 않지만
걸어가면 다음 마지막 구간을 뛰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걷지 않고
뛰어 간다..
오르막길을 힘들게 넘어서인지 내리막길을 지나고서는 약 3km남기고
조금 속도가 줄어 든다...
잠시 약 1km 정도를 속도를 줄이고서 나머지 2km를 힘껏 달려 본다..
마지막이라서 인지 내 맘같이 되지 않는다.
잠시 주춤하고 있자니 마지막 약 500m 지점에서 3시간 30분 페메가 앞으로 나간다..
약 500m 정도면 3시간 28분에서 29분사이에 들어 갈 것 같았는데
어찌된것인지 골인지점에 멀어 보인다.
죽는힘 다하여 뛰어 갔는데...
골인하여 시계를 보니 오늘의 목표인 3시간 30분 12초.....
내 시계로 확인한 것이다..

정식 기록은 3시간 30분 05초

오늘 이렇게 비오는날 비를 쫄딱 맞고서 완주했다.
오늘은 왠지 힘들었다.
어제 장거리 운전하고 잠도 편안하게 자지못한상태에서 새벽 5시에
또 장거리 운전을 하고 대회장에 왔고 또 먹는것도 챙겨 먹지도 못하였다
고작 휴게소에서 빵하고 우유 먹은게 전부다..
다행이 준비한 영양젤이 있어서 후반에 허기짐을 피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대전에서 안성까지 한시간 30분이 올줄 알았는데
고속도로는 여지없이 정체다...
천안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자주 다니는 국도를 이용하여 집으로 왔다.
집에서는 아내와 아이들이 반갑게 반기지만
잠시후 마라톤 마치고 왔다고 하니 ..
못말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하..
그도 그럴것이지..
멀리 고향길 간다기에 이제야 오는 줄 알았으니....

이제 또 빨리 회복을 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비가와서 사타구니가 쓸렸고 또 팔 안쪽이 윗옷에 쓸려서 따갑다...
그리고 신발이 비에 젖어서 달리면 이상하게 발안쪽 등부분이 물집이 생긴다.
신발을 바꾸든지 해야지....

이렇게 이틀동안의 긴긴 여정을 마쳤다...
이번주는 추석이라서 훈련만 하고 9월말 섬진강 과 그리고 금수산 산악마라톤을 준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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