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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6일 제6회거제지맥트레일러닝대회

마라톤과 나/트레일런대회참가

by 마루금(김두영) 2018. 6.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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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거제지맥 트레일러닝대회
매번 코스와 거리가 바뀌었다.
이번엔 100km의 트레일러닝대회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100km의 코스는 딱 두군데다
하나는 지난주 개회하였던 TNF100과 여기 거제지맥이다.
난이도를 비교하면 당연 거제지맥이 월등히 높다.

난이도가 높을 거라고는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달려본 결과로는
난이도가 높은 것만이 아니었다.
주로가 거칠었다.

지난주 TNF100KOREA에서 100km를 달렸기에 내 몸의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다시 거친 거제지맥 100km를 도전한다는 것만으로 가슴벅찬일이다.









난 그동안 트레일러닝대회를 좋아했기에 국내의 모든 트레일러닝대회는 참가했다가 본다.
그래서 올해의 계획에도 1주간의 간격이 있는 두 대회의 100km트레일러닝대회를 어찌할꼬 고민고민이었다.

나의 예감은 적중했다
대회일정이 오픈된 결과 1주간간격이다 두 대회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나
아님 두 대회 모두 선택해야 한다.
당근 두 대회를 신청했다.

이렇듯 큰 대회를 연속하여 완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
그래서 겨울철 아침일찍 산으로가서 저녁 해가 지면 내려오는 강훈련을 하던차에
뜻하지 않은 아킬레스건염이 발생하고
얼마후에는 업무상 엔진톱에 의해 왼쪽 종아리가 긁히는 사고와 갈비뼈 부상 등으로
한달 반이상을 꼼짝도 못하고 있다가 다시 4월 1일부터
대회겸 훈련으로 참가하여 겨우 겨우 훈련을 이어 갔다.

아쉽지만 지난주 TNF100도 완주를 목표로 참가했었고
이번 거제지맥도 완주만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했다.

직장땜에 금요일 저녁을 먹고 준비하고 9시에 안성에서 그리고 평택에서 셋이서
내가 직접 운전하고 거제로 향한다.
여유롭게 도착해서 장비검사와 등록을 마치고 대회준비를 한다.

그리고 여차 해수욕장에서 100km와 50km의 참가자들이 4시 20분에 출발한다.
장거리이기에 또 내 몸이 아직 피로가 많이 남아 있기에 초반부터 속도를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임도길을 달리고 달린다.

조금 달리다보니 첫번째의 산이 나타난다.
망했다 망산이라고 하는 그 망산이다.
경사가 상당히 심한 곳이라서 익히 알고 있기에 욕심내지 않고 편안하게 올라간다.
초반에 빨리 달리던 분들이 산에서 조금 힘들어 하는지 속도를 못내고 있어 추월한다.

그리고 가라산이다.
그냥가라 가라산... 네가 가라 가라산이라고 하던가..ㅎㅎㅎ

가라산은 어쩜 100km코스 주자들은 저녁에 다시 와야 하는 사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헌데 몇몇주자들이 앞서 달리다가 골인할때 들어가야하는 곳으로 가버려서 다시 돌아고 있다. 이런...

주최측에서 코스마킹을 잘 해 두었다
하지만 달리다보면 순간 길을 잃고 다른 곳을 갈 수가 있기에 트레일러닝은 길찾기가 중요하다.
트레일러닝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길을 찾지만 경험이 없는 분들은 자칫 길을 잃고 헤매이기를 반복한다

난 100km의 트렉을 다운받아 가민시계에 넣고 달렸다.
하지만 이넘의 시계를 화면잠그기를 하지 않아서 달리다가 나뭇가지에 눌렸는지 어쩐지 시계가 멈추고 어두운곳에서 시계조작을 잘 못하여 트렉자체를 삭제하는 바람에
헛짓거리한 것이다.

결국 다시 시계를 시작버튼을 누르고 달렸다.
달리면서 시계와 핸폰의 연동으로 평균속도를 들어보니 시속 5km를 못 넘고 있다.
이런...큰일이구나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왠지 오후느낌이다.
잠을 못 자고 달려서 인지 몽롱하고 힘이 없다.
지난주 대회 피로가 있어서 거의 오르막길은 달리지 못하고 걷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내리막길은 돌이 많아서 거침없이 달리지 못하고 멈침멈침한다.

망치고개 소동고개까지 약 28km에서 시간을 확인해 보니 너무 늦다.
이러다가는 20시간이 넘겠구나
사실 이번 목표는 18시간정도를 잡았다 ...내 나름대로는

코스는 계속하여 오라막과 내리막이 반복한다.
차라리 긴 오르막과 긴 내리막이었으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텐데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은 걸국 계속 오르막과 같은 느낌이들기에 힘들어진다.

장거리에서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하기에
각CP에서마다 바나나와 음료 등등 많이 먹어준다.
초코파이는 패스다.

그리고 송정마을의 CP에 국밥이 있다니 열심히 달린다.
준비해간 파워젤도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립기에 장거리에서는 무조건 밥이 최고다.
마을을 지나 바닥에 표시된 화살표대로 국밥을 찾아 달리다보니
여성분 한분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
불러서 어디로 가냐고 했더니
벌써 코스이탈이 되어 어찌어찌 하여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난것은 산에서 내려와 리본이 없고 바닥에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는데
상당한 거리를 화살표가 있는지도 모르고 오고 있었다고 하니....

길을 안내하고 난 쉼터로가서 시원한 물줄기에 머리를 식히고 국밥과 바나나를 하나먹고
다시 대금산으로 향한다.

이제 날씨가 더워진다.
대금산의 임도길은 정말 뜨겁다.
벌써 선두주자는 되돌아 온다.

1위 2위 그리고 3,4위가 같이 온다.
나도 정상적이라면 지금쯤 여기 3.4위정도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는 사람 오는사람 재미난다.
왼쪽으로 하여 대금산 임도를 따라 대금산으로 올랐다.

크아...
뭔 땜시롱
이곳에서 CP를 했을까
주최측에서 고생을 사서하는구만
대금산 정상에서 물과 음료를 보충하고 다시 내려간다.
이곳까지 두명정도를 추월했다.

지금 나는 대략 17-8위정도로 달리고 있다.
한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여기서 빨리 달리고 나면 다시 체력이 고갈 될 듯 하여
임도길에서 추월했던 두분을 먼저 보내고 천천히 달렸다.

다시 송정마을 CP에서 국밥을 먹는다.
출발하려고 보니 올해 최고령완주를 목표로 하는 김우준형님이 만나서 완주하시라 하고서 난 다시 왔던길을 따라 간다.

마을 가게앞에서 몇분이서 앉아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나를 유혹한다.
ㅋㅋㅋ 여기서 더 있으면 유혹이 빠질 것 같아서
저는 무조건 완주합니다.하고서 빨리 출발했다.

여기서 부터는 임도길이 계속된다.
헌데 임도가 약간의 오르막길이라서 쉽지 않네...
한분을 추월하고

그렇게 그렇게 문동폭포까지 갔다.
문동폭포에서 사진을 한장 찍고서 CP에 갔더니 만 다시 뒤돌아서 산으로 올라가라하네

후반 코스가 조금 좋다기에 50km까지 10시간 걸렸기에
후반 좀 달려서 18시간대에는 완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뭐냐...이거는....

왜 이런길을....
이것은 길도 아니잖어...
꼬부랑 꼬부랑....
왔다가 갔다가....

하하 거친숨 몰아가면 오라가는제
재미난것을 길도 아닌 길에 뭔놈의 의자는 놓여있냐
산속에 덩그러니...참....

힘들었지만 어느덧 산정상에 오르고 있는데 뒤에 한분이 따라온다
대금산에서 부터 나하고 왔다갔다 하였던 분이다.
아마 나 보다 먼저 갔다가 화장실 들려온듯하다.

잠시후 대화하다보니 렌턴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배낭에서 빠진거다....
이런 산속에서 렌턴이 없다면 대회는 포기해야 한다.

다행스러운것은 나를 만났다는것
불행한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보조렌턴이 캡라이트 충전용이라서
배터리 수명이 2-3시간 이라는 거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던 보조렌턴을 건너주고서 먼저가라하고서 난
또 천천히 페이스를 맞쳐본다.

서당골까지 가야하는데
잠심 힘들다.
힘들어 남은 파워바를 먹고 있는데 안성에서 함께 갔던 정진해씨가 온다.
아마도 나처럼 힘들었을 거다.

그리고 또 다른 분도 포기할까 말까를 망설이면서
다음 CP에서 포기한다고 하면서도 나보다 먼저 올라간다.
북병산을 다시 올라가는가 싶더니만 다행스럽게도 오르지 않고 곧장 넘어간다.
나름 코스가 좋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정진해씨랑 광주 무등마운틴의 현종씨 셋이서 걸어서 간다.

겨우 겨우 서당골에 도착했다
이쁜 여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한다.
다음 CP에서 계란덮밥이 있는거 알면서도 도시락이 있다기에 하나 달라하여
챙겨먹는데
먹히지가 않네 겨우 반도 못먹고 또 떠날 채비를 한다.
처음 길이 계곡으로 가야했는데 아마도 힘들어서인지 학생들이 임도로 계속 가라고 한다.

잠시 먹었던것을 비우느냐 한쪽 구석에서 일을 보고 다시 출발하는데
먼저 간 분들은 보이지 않네
약간의 오르막 임도다...

뛰어가도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 달렸다.
얼마쯤 가니 저 멀리서 몇분이 서 있다.
헌데 나도 잠시 코스를 놓쳤다.
앞에 주자들이 있기에 코스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달렸기에

코스가 이상타고 한다.
왜 냐고 물어보니 CP에서 학생들이 임도로 계속가라고 했는데
임도에는 코스마킹이 안되어 있고 우회전이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셋이서 망설이고 있다
정진해씨는 먼저 저 멀리 올라가 버리고

이런 당연 코스마킹대로 가야죠
하면서 내려와 내가 앞장선다.
그리고 저 멀리 가버린 진해씨한테 소리를 질러보고 불빛을 깜박이고 했지만 안된다.
가면서도 걱정이 되어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하니
이런 핸드폰을 비행기모드로 놓았는지 전원이 꺼져있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소리질렀던것이 들려서 곧장 내려왔다고 한다.

그렇게 또 임도길과 마을길을 지나고 지나서 혜양사
지난해 계곡으로 계속 올라갔던 생각이 난다.
혜양사에서 계란덮밥을 먹고
땀이 나서 허벅지 주변이 쓸려서 바세린을 바르고 다시 출발....

이제 나하고 현종씨 둘이서 달려간다.
헌데 현종씨가 조금 따라오지 못하고 있네
먼저 가버릴까 몇번을 고민하다가
안되겠다.
험한 산속에서 혼자 두고 가지는 못하겠다.

뒤에서 오는 것을 보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임도길을 빠르게 걷는다.
그리고 내리막길에서 둘이서 달려나간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 불빛이 보인다.
둘이서 가고 있다
이수동님하고 장영조 둘이서 가고 있다.

힘들어서 완주만 하겠다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나만 먼저 가겠다가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우리도 함께 합류하여 내리막길을 걷는다. 

혼자 빨리 달리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장거리 트레일런의 멋은 이게 아닌가 싶다.
힘들때 함께 하고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

넷이서 걸어서 마지막 가라산 입구 CP에 도착했다.
여기가 마지막 CP이고 남은 곳은 워터포인트인 가라산 정상이다.

몇달전부터 대회 주최하는 거제 마라톤동호회원들이 조금씩 조금씩 물을
가라산 정상까지 옮겨놓은 것이다.
그렇기에 그만큼 가라산 물은 소중하다...

가라산 입구 CP에서 먼저 이수동님과 영조가 앞서간다.
뒤이어 나랑 현종이랑 열심히 따라가서 산길 오르기전에 만났다.
헌데 이수동님과 현종이가 조금 힘들어 보인다.

어쩔 수 없기에 자연적으로 나랑 영조가 앞서고 뒤에 현종이랑 이수동님이 함께한다.

영조는 나름 힘이 남아 있을 듯하다
아직 젊고 지난주에도 나처럼 훈련이나 대회도 없고
그래서 같이 갈려고 하던 영조에게 먼저 치고 나가라라고 했다
네 페이스대로 빨리 가라고 했다.

조금 지나니 저 멀리 불빛이 앞서가고 이제는 내가 따라가기에는 힘들다.
그리고 더이상 보이지 않네
경사가 심한 가라산 구간을 힘들게 올라갔다.
아침에 달렸던 코스가 나타나네...

가라산 정상에 오르니
누군가 있다
무인 WP라고 하던데...
자세히 보니 범식형님이다.
물을 보충하고 다시 내리막길을 달려보는데

와 ~~ 대박...
이건 길이 아니다 완전 산을 길로 만들었다.
쏫아오른 돌과 경사가 심하다.
중간중간 로프를 설치하여 로프를 잡고 겨우겨우 빠르게 진행한다.

어느정도 가다보나 남은 거리 5km이다.
그래 이제 다 왔구나 싶다.

허거...거...ㄱ
이게 뭐람...
끝이 없다.
그리고 앞에 하늘이 안 보인다.
그럼 계속하여 올라가야하는가
예감은 적중했다.
오르고 또 내렸갔다가 또 오르고...촨장하겠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온다...

힘이 들어 소리도 질러본다.
그래도 쉼없이 빠른 걸음으로 또 달리기도 하고 해서 겨우 겨우
산을 내려와 도로에 나왔다.

이제는 다 왔구나 싶어서
나도 모르게 힘이 쭈욱 빠진다.
달릴까 하다가 그냥 터벅 터벅 걸어서 올라간다.

바람의 언덕은 멀고도 멀었다.
겨우 겨우 눈이 익은 길을 찾아 걸어서 걸어서 골인한다.

21시간 45분 56초인가...
100km산길 힘들고 힘든 거리다....

대회를 마치고서는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아마도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 싶다.

일지를 쓰고 있는 지금 이시각에도 내년에는 기필코 이겨 낼 것이다는 생각이 앞선다.

마지막을 그동안 대회준비하고 진행하시느냐 수고하신
거제지맥트레일런 주최측과 자원봉사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 주로에서 잠시잠시 함께 했던 참가자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2018년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무박 3일간의 거제 여행을 마치며....

마루금 김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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