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지금 전화 들어오네"
한참 통화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오는 소리가 들려 통화중이던 전화를 끊고서 누군가를 보았다
"시골집" ...........
왜 집으로 하지 않고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지 하면서 통화를 눌러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항상 반가운 목소리 그리고 항상 무서운 아버님의 목소리였다.
잘 지내셨냐고 안부를 전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 택배 받았냐" 고한다.
'무슨 택배데요" 하고 묻자
어머님께서 손수 따서 급하게 강남콩 한자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맨마지막 택배비 5,000원은 여기서 냈으니 그냥 콩 까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으라고 한다.
전화를 끊고서는 "왠 콩 시장에 가서 5,000원어치 사먹으로 될텐데 " 하였다.
하긴, 그게 부모의 마음일거라고 생각하며 가던길을 같다.
오늘은 강화도 마니산에서 행사가 있었다. 산행도 있었지만 우린 불행하게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산행을 포기하고 반대편 집결지에서 식사를 하고 대신 바닷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행사는 그렇게 기분좋게 끝내지 못하고 집에 돌와왔다.
집에 와보니 택배는 오지 않고 또 전화가 온다......
앵 -- 걱정이되어서 전화를 해 드린다고해도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택배사에서 오늘이면 도착한다고 했는데..........
안절부절이다.
저녁시간쯤에 택배사에서 연락이 와서 다시 전화를 해 주었다.
나의 고향! 나의 부모!
참 멀고도 멀다.
아니 거리상은 가깝지만 마음이 그만큼 멀어진것 같다.
아버님 !!
강하시고 굳건하신 아버님!!
우리가 원하는것은 어떻게든 다 해 주신 아버님
젊은 시절 "장사"라고 까지 불리우시던 그 힘은 다 어디로 가버리시고
이제는 세월의 아픔만을 보듬은채 여생을 보내시고 있다.
도시로 오시라고 해도 난 도시에서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다고
굳이 농촌에서 농사를 짖고 계신다.
어제는 발안에 있는 누님집에 갔었다.
오랜만에 형제들이 모여 고기도 구워먹고 정다운 얘기도 나누었다.
얼마전 누님께서 시골에 다녀와서 양파며 마늘이며 집집마다 먹을 만치 보내왓다.
저녁에 양파를 먹으면서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
그도 그럴것이 양파가 제일 많이 난다고 하는 무안지역에서 조금 떨어진곳이 시골집이라서
시장에서 사 먹는 양파 보다는 맛이 좋다.
내 나이 40이 넘어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님의 말씀이 항상 옳다고 생각된다.
어릴적 매년 지금쯤이면 햇볕이 쨍쨍한 날 우리 3남매와 막내 여동생을 데리고 밭에 나가 일을 시켰다.
우리들은 항상 불만이다. 사내놈들이 호미 들고 이게 뭐냐고 어머님께 따지곤 했다.
그럴때마다. "네가 대통령이 되어도 다 배워두어라"
항상 이 말씀 뿐이었다.
우리들은 일하기가 싫으면 밭에 앉아 있기를 했다.
잠시 어디론가 가버린 어머님
우리들은 그 때가 좋았다. 잠시 쉴 수가 있었니까 말이다.
잠시 어디론가 사라진 어머님의 손에는 빨간 산딸기를 가득 따 오셔서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어머님의 손은 항상 우리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는 손인가 보다.
지금 늙으셔서 거동하기도 힘든 나이이신데도 항상 우리에게 농사지어 보내주시곤 한다.
우리는 뭐 하는가.
가끔 전화 한통해서 그것도 죄스러워서 의무적으로 한통화 하곤 한다.
올 휴가땐 휴가계획을 잡지 않았다.
올 휴가는 시골 부모님 한테 가기고 했다.
우리 큰아이는 벌써 부터 걱정이다. 모기, 파리 지금도 옆에 와서는 모기장을 사자고 한다.
큰것 얼마,작은것은 얼마라고 한다.
어머님 아버님 이제 그만 주세요
그리고 이제는 받으세요..........
이제 제가 빨간 딸기 따서 드릴께요
아버님 어머님 남은 여생 이제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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