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2010년 양양송이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기 * 분류 : 대회후 참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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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 : 양양설악 - 시간 : 12시간 46분 30초 (20:00 - 08:46:30) - 거리 : 100km - 종류 : 대회참가 - 페이스 : 7'40"/km - 속도 : 7.83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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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이 대회를 참가했었다.
그리고 다시 1년후 대회준비를 한답시고 열심히 했지만
지난해 보다는 못하였다
하지만 맘은 꼭 언더텐(10시간 이내)을 하고 싶었다.
이대회의 시상은 시간제 시상이다.
10시간 이내 완주자를 시작으로 11시간이내 1시간단위로
시상금과 시상품을 준다.
뭐 울트라대회에서 시상금이 목표가 아닌것은 다 아실것이다.
내 자신을 시험해 보는 그런 대회이다.
헌데 내가 왜 이럴까.
한달전 부산울트라 마치고 훈련을 해오다가
2주전부터 바쁜 일정으로 충분한 훈련을 못하였다.
그리고 젠장...
이틀전에 감기가 찾아왔다.
뭐가 이러나...
목표한 대회를 앞두고 감기에 걸리다니..
모든게 내 몸 관리를 못한게 잘못이지
매일 매일 힘든생활속에서 훈련도 못하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하다가
그만 감기가 찾아 온것이다.
금요일 밤도 겨우 3시간 자고서 토요일 아침일을 마치고 출발하기 전에 겨우 2시간 정도 오전에 잤다.
몸이 정상이 아니다.
저녁에 자는데도 종아리가 쥐가 나고 피곤함이 느켜진다.
하지만 어쩌냐 가야지...
겨우 일어나 양양으로 향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다시 차에서 부족한 잠을 잤다.
한시간 정도 차에서 잤냐보다.
대회준비를 하고서 출발...
콧물은 질질 흐르고...
에구...
지난해 그리고 대회장에 자주 뵙던분들을 만나고
출발신호와 함께 가볍게 출발했다.
이번엔 좀 불청객이 있냐보다.
초반 출발부터 앞에서 몇사람이 차고 나간다.
나두 선두권에서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갈려고 했었다.
그런데 10km를 달리는 분들이 있었나보다.
베낭도 없이 두분이나 달려가니 덩달아 몇몇분들이 함께 간다.
에스코트 차량과 싸이클동호회의 선두권은 저만치 가버리고 보이지 않는다
난 지난해 영동에서 같이 했던 분과 그리고 울트라 고수들 몇분과 함께
스피드를 낮추어 울트라페이스로 간다.
선두는 보이지 않고...
왜 울트라대회에서 10km 주자가 선두에 서서 방해를 하는가.
이리 말하면 뭐 자기 페이스대로 가면되지 하겠지만
선두가 빠르면 나두 몰래 페이스가 빨라지는것을 알것이다...
10km ...
한계령 도로구간을 마치고 이제 긴긴 오르막임도길을 달려야 한다.
그런데 내 몸이 많이 힘들다.
몸에서 땀만 줄줄 흘러나오고 콧물에 목은 부어있고...
참....이렇게 하다가 완주나 하겠냐 쉽다.
그래도 항상 하던대로 오름길을 올라가는데...
급경사길에서는 조금 걸었다.
벌써 내 몸이 힘들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지난해 한번 걷지 않고 58km 구간까지 오르막길을 치고 올라갔었는데.
첫번째 정상까지는 그런대로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갔다.
내리막길...
지난해 1위하신분하고 거침없이 달렸다.
조금 무리했냐 싶다.
몸이 더이상 허락하지 않는다.
안되겠구나 생각하고서 오늘 나의 목표는 포기하고서
그냥 즐겁게 달리자구나...
스피드를 조금 낮추었다...
한분 두분 지나간다.
뒤에서 배번이름을 보니 다들 울트라 고수들이다..
첫번째 쉼터에서 국밥을 먹는데
에구...
먹히지 않네
반쯤 먹고 출발....
걸었다.
몸이 몹씨 안좋다...
내 앞으로 한분 두분 지나간다.
여성주자도 올라간다...
이제 다시 오르막길이다...
지난해 이길도 달려올라갔었는데
오늘은 안되겠다.
몸이 비틀비틀....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헤드렌턴 불빛도 약해지고
긴긴 오르막길에 들리는 것을 바람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솔내음 가득하다.
감기에 코가 막힌줄 알았더니만 그래도 솔내음이 난다.
참 좋다...
얼마쯤 걸었을까.
한번 달려볼까.
그동안 날 앞서간 분들이 많다.
마음을 고쳐먹고
한번 오르막길을 달려보는데
날 앞서간 분들이 다시 눈에 보인다.
한명두명...
약 5-6명을 다시 내가 앞섰다.
하지만 다시 힘들어진다.
내 앞에 한분이 걷고 있다.
지*운님이다...
둘이서 동반 걸음이다..
하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빠른 걸음으로 58km정상까지 걸엇다.
걸어오면서 생각했다...
지난해 이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달렷었는데
이번엔 많이 뒤쳐져 있구나
그래 많이 놀았다...
58km에서 물을 한병 마시고 한병은 베낭에 넣고
바나나 두개 먹고...
신발을 벚어 보니 그동안 따끔거리고 아팠던 이유를 알게되었다.
양말이 낡아서 발바닥이 보이네..
신발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가 아팠던 것이다...
베낭에 양말도 없고 테이프도 없다.
가슴에 붙였더 테이프를 떼어 내어 발바닥에 붙이고 양말을 신고서
다시 내려간다..
내림길에서 갑자기 배가 아파와서 겨우 해결하고서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조금 내려가니 쉼터다..
국밥 한그릇 먹고서...
다시 내려온만큼 올라가야 한다.
잠시 급경사 구간에서는 강원도분과 함께 걷다가
먼저 간다고 오르막길을 달렸다.
이제 시작이다...
계속되는 약간의 오르막길을 계속 달렸다.
한명 두명...
내 앞에 가시던 분들을 추월한다...
나이드신 어르신이 혼자 걷다가 내가 추월해 오니 반갑다고 하신다.
혼자 걷고 있으면서 이 길이 맞는지 걱정하셨냐 보다.
70km
그리고 80km까지 16명을 추월했다.
울트라에서 16명을 추월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80km 지점에서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101km 이니까...
꼭 하프코스 남았네
두시간이면 가겠네
그럼 11시간대에 도착하겠네...
하하...
이런 단순한 생각를 하다니.
하지만 여기 양양웉트라대회코스다..
아직도 21km가 남았고
그 코스는 산악임도이다.
내리막길이지만 오르막길도 있다.
내 몸은 그동안 약 20km를 너무 무리했는지
종아리 근육이 딱 굳어 버린느낌이다..
이런....
더이상 무리할 수는 없다.
조금 걸었다.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천천히 달리다보니 그래도 추월당하지는 않았다.
85km지점 간식을 먹고서 ...
젠장 5km구간이 40분이 걸렸네...
결국 11시간대는 포기하고
12시간대로 수정했다.
마지막 16km 남았지만
자칫하면 12시간도 넘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오르막길을 걷다가를 반복했다.
90km 지나고
이제 산길을 다 내려올 건 같다.
그동안 추월했던 주자들중에 다시 두분에게 추월당하고서
마지막 산길을 내려갈때쯤엔 다시 한분에게 추월당하고
이제 남은 것은 약 6km 도로구간이다.
그래 이제 마지막으로 6km 전력질주 해 보자.
앞서가던분을 다시 추월했지만 마지막에 다시 떨어졌다.
양양문화복지회관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마지막 1km가 왜 이렇게 멀어 보이냐.
오늘 양양천에는 송이축제로 장이 들어섰나 보다.
도로 양쪽에는 텐트를 치고 분주하다...
앞선주자와 약 100m를 두고 달렸다.
뭐 여기서 전력질주해서 따라봐야 소용없는일
그냥 그렇게 천천히 달렸다.
죽을것만 같았던 긴긴 101km를 완주했다..
에구...
지난해 보다 꼭 한시간이 늦었구나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대단하다.
힘든 몸상태에서 마지막 40km를 그렇게 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대회는 이렇게 만족한다.
내년에 다시 탐가할지는 모르지만...
좀 쉬고 싶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몸이 정상이 아니다.
머리가 멍하고 온몸은 근육통으로 아프고
콧물은 질질 나고
목은 부어있구....
다행히 추석연휴가 다가오니 그동안 못잔 잠좀 3일동안 자고 싶다...
마지막으로 매년 이렇게 멋진 대회를 주최해 주시고 진행해 주신
양양송이울트라 마라톤 주최측과 밤새도록 그리고 비를 맞아가면서
자원봉사해 주신 모든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