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제7회 거제 100k
* 분류 : 대회후 참가기- 장소 : 거제시 일대
- 시간 : 1일 1시간 25분 27초 (03:00 - (+1일) 04:25:27)
- 거리 : 101.7km
- 종류 : 대회참가
- 페이스 : 15'00"/km
- 속도 : 4km/h
올해가 벌써 7회째네.
첫 1회인 시범레이스는 참가못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거제트레일런대회는 참가했다
처음 거제지맥트레일런이라고 칭했지만 지금은 지맥의 개념이 없다고 본다.
그냥 거제트레일런이나 아니면 거제100k 가 맞다고 본다.
대회는 매년 있기에 올해도 준비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훈련이 많이 부족하다.
지난해는 전 주에 TNF100km를 마치고 일주일만에 다시 거제 100km를 달려서 피로가 조금 있었지만 나름 잘 마쳤는데
이번에 처음부터 자신감이 떨어지고 또 몸도 무겁다
거기에 더 겹친것은 주로가 엉망이다.
얼마전 태풍으로 인하여 나뭇가지가 꺽이고 쓰러져서 주로를 막고 있고 또 하루종일 비가 내셔서 바윗길은 미끄럽고 흙길은 질퍽거리고 후반에는 질퍽거리는 급경사는 제동이 걸리지 않고...하여튼 최악의 상태인듯하다.
거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대회이고
짧은 거리도 아닌 100km의 산길을 28시간의 제한시간에 도착해야 한다.
그동안 제한시간에 대해서는 걱정해 보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는 조금 신경이 쓰인다.
다행히 제한시간이내에 충분히 들어왔지만...
대회 전날 업무량이 많아서인지 하루종일 신경쓰다보니 어깨쭉지가 아프다.
그리고 눈도 쑥 들어가고...바쁜일정을 마치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거제로 출발한다.
지리산쯤에 내려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얼씨구....
예상 했던대로 비는 하루 종일 내렸다.
도착하여 평택의 진해씨 만나서 차에서 잠깐 누워서 피로를 풀고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서 대회등록을 마쳤다.
비는 오지만 모두들 열기는 대단하다.
선두권을 달릴만한 주자들이 몇분 보인다.
이번에도 17시간대가 나올까...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
거친 코스에 비가 내리고 해서...
(대회결과를 보니 2명이 17시간대다.)
그래도 선두권은 비가오나 눈이오나 제 기량을 발휘하네.
날씨가 비가와서 추울까봐 긴팔티셔츠에 나시티를 위에 입고 반바지를 입고
달린다.
중간에 드룹빽으로 신발하나와 양말 그리고 파워젤을 넣고서 배낭을 가볍게 했다.
첫 출발하는데 모두들 열심히 달리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린다.
잠시 앞에서 길을 헤메이다 다시 되돌아 오고..
첫번째부터 오르막길에 이상하게도 근육이 힘을 못 쓰겠다.
어쩌나
여성주자들도 날 앞서가고.
오늘 힘들겠구나 싶다.
습도가 높아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모자를 쓰고 달릴려고 하다가 날씨가 더워서 모자는 넣고 그냥 갔었더니만
모자를 쓰지 않을려면 헤드밴드라도 메고 가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하고서 갔더니만 흐르는 땀을 손으로 계속 닦다보니 눈주변이 가렵다.
손이 나뭇가지에 닿고
수풀에 닿고 하여 아마도 독성이 있던것이 눈 주변에 닿은 듯하다.
이런...
첫 오르막을 마치고 오로지 앞사람만 따라서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첫 cp에 만난다.
저녁에 그냥 밥 한그릇 먹고 이후에는 먹은게 없어서 배가 고파진다.
바나나와 먹거리를 주워먹고서 다시 출발한다.
예상컨데 4c인 명사 해수욕장까지가 경사가 심하고 난이도가 가장 높다 또 새벽 렌턴을 켜도 달려야 하기에 조심스럽게 달렸다.
북병산정도에서 렌턴을 켜지 않아도 잘 보이네
하지만 날씨가 비가 와서인지 어둡다.
북병산 삼거리 그리고 2cp인 학동고개까지 열심히 가보지만 내 앞에는 3-40명이 앞서 간듯하다.
오늘의 최고 고비인 망산을 가야하는데 망산을 이번에는 거꾸로 올라가서 긴 거리가 오르막이 된다.
엄청 힘드네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정상에 올라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구름뿐이다.
바다가 보여야 하는데 구름위에 내가 서 있는듯 하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양쪽 허벅지에서는 경련이 난다.
오르막길에서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가지만
빠르게 진행하면 다시 경련이 발생한다.
미치겠다.
그러다보니 또 몇사람에 추월을 당한다.
맘은 빨리 가고 싶은데 몸은 엉망이구나 .
거친 나무뿌리에 자갈과 바위 뿐....
결코 쉽게 달리게 내 버려두지 않는다.
겨우 겨우 망산에 도착하여 급경사의 내리막길 마치고 잠시 달려가니
4CP다....
시계를보니 너무 오랜시간이 걸렸다.
망산에서 경련이 발생하여 빨리 진행을 못한탓도 있지만 큰일이다.
9시간 30분이나 지났다.
CP에 도착하니 평택의 진해씨가 앉아 있다.
요즘 훈련으로보면 벌써 앞서 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앉아 있냐고 물으니 미끄러져서 허벅지 근육이 늘어난 듯 하다고 한다.
여기서 포기한다고 하네....
잠시 주먹밥 두개를 먹고서 나랑 한번 드룹백이 있는 5CP까지 걸어보자고 했다.
도로와 임도길이다.
잘 하면 달릴 수 있는 길이지만 혼자 갈 수 없어 둘이서 그냥 7KM정도를 걸었다.
그리고 드룹백에 있는 5CP에 도착하여 신발을 갈아신고서 개울물에 머리도 감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
다행히 진해씨도 몸이 회복되어 다시 레이스를 할 수 있었다.
이곳 5CP 가 이번에 문제가 많았던 곳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곳을 통과 못하여 실격된
사람들도 있고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여성 1위인 정순누나는 실격으로 입상까지 못했다.
이후에는 도로가 있고 조금 달리기 좋은 코스다.
하지만 내 몸은 엄청 힘든지
달리고 싶은 맘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냥 혼자 걷다가 안되겠기에 다시 달린다.
다음 CP까지 달렸더니만 조금전 앞서 가던 분들을 다시 추월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다.
이후에는 몸이 완전 방전되고 배가 고프고 해서 걷기 모드다
임도길이 은근한 오르막은 계속해서 빠르게 걸어야 하기에 두 다리는 엄청 피곤하다.
7CP에서 8CP까지는 도로와 하천길이어서 빠르게 진행했어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계속 걸었다.
그러다 보니 앞선 주자와 1시간 차이가 나 버렸다.
오늘 미역국을 제공하는 주작골 8CP인 70km지점에 도착하여 얼마나
배가 고픈지 미역국 두그릇을 먹고서 잠시 쉬고 있으니 뒤에서 3명의 주자가 온다.
이제 산길이고 무서워서 같이 가고 싶지만 언제 기다렸가 갈 수 없기에 혼자 나선다.
앞에서 뒤에도 아무도 없다.
그리고 이곳은 아침에 꼭 달렷던 길 같다.
50km주자들이 먼저 밟은 길은 질퍽거리고 미끄럽고 미치겟다.
자욱한 안개에 렌턴을 켜도 앞이 보이지 않고...
왔던길 다시 오는 것 같고 미치겠네...
산속에 아무도 없고 거미줄이 한번쯤 나를 놀라게 하고
잠시 헛것이 보이기도하네...
무섭다.
남자라지만
옆에서 뭔가가 따라오는 듯하다.
잠시 서 있으면 조용하고 또 가다보면 나뭇가지가 꺽이는 소리가 들리고
에라 모르겟다.
호루라기를 몇차레 불어준다.
그러면 조용하다.
안되겠기에 휴대폰을 꺼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달리고 걷고를 한다.
마지막 cp를 얼마 남기지 않고 천천히 가고 있는데
뒤에서 한분이 오신다.
수원에 사는 여성분이다
매번 함께 트레일런에 참가했던 분이다.
잠시 같이 가다가 cp에도착해서
범식형님이 자봉을 하고 있기에 잠시 쉬어 간다.
여성 주자는 오르막길을 휙 가는데 난 오르막길이 안 된다.
엄청 근육피로가 있어서인지 오르막에 힘을 줄 수가 없다.
혼자 갈 수 있겠냐고 했더니 빨리 오라고 한다.
맘은 빨리 가고싶지만 몸은 아니로다...
결국 100-200m정도 뒤쳐진다.
국사봉을 올라야 한다.
국사봉을 오르는데 어찌나 졸음이 오던지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고
결국 오름길에 벤치가 하나 있기에 잠시 앉아서 졸다가 깜짝 놀라 깨어보니 앞사람은 보이지 않네...
결국 또 혼자만의 레이스를 한다.
국사봉의 거친 경사는 사람을 잡는구나.
그리고 내리막길....
또 옥녀봉이 남았다.
옥녀봉을 힘들게 힘들게 마치고서 마지막
지난해 설치한 남은거리 5km라는 푯말이 보인다.
이제 5키로 남은건가...
저 멀리서 앞서가는 여성주자의 불빛이 보인다.
한번 따라가 보자하고 열심히 달려가는데
헛것을 보았나
아니면 그분도 빨리 달렸나
거리가 더 멀어진듯 보이지 않네
그리고 어느덧...
아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내려가면 끝이구나 ..
시계를 보니 25시간 이내에 들어가겟다 싶다.
힘들게 산길을 마치고 도로에 내려오니 파시코 사장님이
계신다.
파시고 한봉지 얻어 마시고 나니
앞으로 2-3키로 정도 남았다고 한다.
뭣이여...
환장하겠네
난 산길에 내려오면 끝인줄 알았는데
허걱...
이게 또 뭐람...
무슨 이벤트람...
자갈밭에 촛불을 켜 두었다
촛불집회도 아니고...미치겠네
힘들 몸에 차돌 자갈밭에서는 몸이 겨누기도 힘들다.
겨우 겨우 자갈 밭은 빠져나오니 또 데크길이 이어진다.
이길은 지난 여름 바다로 세계로 할때 달렸던 곳이기도 하다.
익히 알고 있는 길이기에 가긴 가는데 몸은 걷고 있다.
이미 25시간 이내라는 것도 넘어버렸고
앞선 주자도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바다를 바라보며 터벅터벅 걷는다.
저멀리서 내가 온다는 것을 알고 좋을 흔들어 대는데
달리지 않고 끝까지 걸어서 골인했다.
25.25.27
25시간 25분 27초...
지겹다.
아마도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대회가 아닌가 싶다.
마치고 샤워를 대략하고서
진해씨가 시내에서 국밥이라고 먹자하여 나가서
식당을 찾는데 없네
운전이 잘 안된다.
간단히 먹고 그냥 집으로 가기로 하고
운전을 하는데
아직 몸이 회복이 안된 듯하여
잠시 쉬어 가자고 하고
눈을 붙이고 나서도 안되겠기에
진해씨더러 운전을 하라하고서 난 덕유산 휴게소까지 휴식을 취하다
내가 다시 운전하고 집으로 왔다.
온몸이 엉망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또 이러한 대회가 있으니 내가 참가할 수가 있지 않는가 싶기도 하고
올해로 그만 갈까 싶기도 하지만
또 내년이면 신청할께 뻔하다....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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